김태인
하나대투증권
청주증권지점장

지난주 초는 12월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가 1만 8천명을 기록(2003년 8월 이후 최저치)하며 예상치인 7만명을 대폭 하회하며 글로벌 증시 급락을 주도했다. 주 중반에는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국내증시가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을 하향 이탈 했지만 오후 들어 50포인트 이상 반등에 성공하며 차별화 양상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주말에 메릴린치의 모기지 투자손실 150달러 상각설과 일본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 되면서 프로그램 대량 매도가 출회되어 다시 1800선을 내주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증시는 신용경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수급마저 불안해지면서 추가 조정의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호재 보다는 악재가 될 만한 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의 소비, 물가, 주택경기 관련 경제지표를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15일과 16일에 예정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연준 역시 가장 시급한 과제가 경기 하강 리스크의 해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1월말 금리인하 폭이 50bp가 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연준이 편안하게 금리를 인하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작년 11월 미국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나타났듯이 원유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 관련 지표가 현 수준 정도로 나온다면 연준의 행동이 자유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조업 경기 악화와 고용 쇼크가 촉발시킨 경기침체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소매판매(15일)와 베이지 북(16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미국 대형 투자 은행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다. 지난 주 메릴린치의 4분기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자산 상각규모가 3분기 대비 두 배 늘어났을 것이란 관측에서 드러났듯이, 이번 주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7월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부실자산 상각과 관련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의 시장 상황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와, 주도주 부재에 따른 기관의 관망으로 시장에 주도 수급이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해외변수가 연달아 예정되어 있어서 이번 주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다. 다만 이번 조정이 새로운 것이 아니고 기존 악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것이고, 지수가 1800선을 하향 이탈하긴 했지만은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은 것은 감안할 필요는 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서둘러 주식을 매도하기 보다는 조정의 끝이 조만간 올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투자자라면 조정을 활용해 낙폭과대 우량주를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투자 전략 업종으로는, 어닝 시즌이 개막된 가운데 이익 성장이 견조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선, 해운, 기계주 등이 좋아 보인다. 그리고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민감도가 낮은 저베타주인 제약, 음식료, 유틸리티, 건설 등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정부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설비투자 관련주와 신흥아시아 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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