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상촌면

▲충북 영동군 상촌면 마을 어귀에 있던 400여된 전나무가 강풍에 허리가 꺾여 드러누워 있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주민들이 마을 어귀에 버티고 있던 400년된 전나무를 잃고 시름에 잠겼다.
마을회관 옆에 자리 잡은 수령 400여년의 이 나무는 키 50m, 밑동둘레 6m의 거목으로 1982년부터 영동군이 보호수로 관리하고 있지만 지난 5일 불어닥친 강풍에허리가 꺾이며 쓰러졌다.
주민들은 쓰러진 나무가 인근 주택가를 덮쳤지만 다행히 주택 2채의 지붕과 창고건물 일부만 망가뜨렸을 뿐 인명피해를 내지 않은 것도 이 나무가 영험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사고 당일 밤 쓰러진 나무 앞에 돼지머리와 술잔을 차려놓고 넋을 빌었다.
강원식(61) 이장은 "마을 수호신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주민 모두가 슬퍼하고 있다"며 "허전함을 줄이기 위해 긴급마을회의를 열고 꺾인 밑동이라도 당분간 남겨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