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추세선' 또는 '경기선'으로 여겨졌던 200일 이동평균선(이하 이평선)이 무너지는 등 조정 양상이 길어지자 14일 증권업계 주변에서는 추세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대세 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며 올해 1.4분기 말께 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현재 200일 이평선이 코스피 지수 1,801선에 걸려 있는 가운데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6.39포인트(0.92%) 하락한 1,765.88에 마감됐다.

◆ 코스피 200일 이평선 붕괴.."추세 꺾였다" = 지난 주말인 11일 코스피지수가종가 기준으로 42.51포인트(2.33%) 하락하면서 1,782.27을 기록,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평선을 하향 돌파하자 증시 일각에서는 2003년부터 지속된 장기 상승추세가 꺾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증권시장이 5년 가까이 지속된 장기 상승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시점으로, 상승사이클도 끝날 때가 됐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교보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비롯해 지금까지 주식시장의상승을 주도해온 것들이 약해지고 있는 데다 경기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상승추세가 꺾였다고 볼 수 있다'며 "지난 수년간 주가가 많이 오르는과정에서 나타나는 속도 조절의 형태가 아니라 앞으로 1년 정도는 주식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센터장은 권투에 빗대어 "지난해까지 상승중 나타난 급락의 경우 갑작스러운악재로 큰 펀치를 한번 맞고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지속적으로 잔 주먹을 맞아 무너지듯 쓰러진 것이어서 재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지수는올해 중 1,500선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체로 지수가 정점을 형성하면 곧바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15∼20% 안팎의 박스권 등락을 하다 서서히 하락하게 된다"면서 "1989년에는 정점에서 16개월 정도 박스권 등락 후 하락했으며 1994년과 1999년에는 각각 30개월과 8개월의 박스권 등락 후 내림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 "대세상승은 그대로 유지된다"..."1분기 조정 후 상승세 복귀할 듯" =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번 조정이 일시적이며 1.4분기가 지나면 다시상승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박종현 센터장은 "올해 1월과 2월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충격이 증폭되고 있는 데다 미국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 고유가 유지, 중국 인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금융기관들의 나쁜 실적이 나오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연간으로 상승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720∼1,740선 사이가 주식을 편입하는 데 중요한 지수대로 보고 있는 만큼 이 지수대에서는 매수를 권한다"며 "다만 경기 민감도가 낮은 제약과 음식료, 전력.가스, 건설과 중국 등 신흥시장 관련주 등에 초점을 맞추는게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부사장은 "대세 상승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번 조정은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면서 "1.4분기는 지루한 조정이 이어지면서 1,700선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겠지만 2.4분기부터 상승세로 복귀, 3.4분기와 4.4분기에는 사상 최고치를 상향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경기에 6∼11개월 정도 선행하는 미국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미국 경기도 2.4분기 또는 3.4분기면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서브프라임 문제는 이미 드러난 상태로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만큼 오히려 지금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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