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오피니언 > 충청포럼
백성을 어지럽게 하라?<충청포럼>손현준·충북의대 교수
손현준  |  news@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8.01.14  19:47:4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혹세무민 - 세상을 속이고 백성을 어지럽게 한다는 뜻이다.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한 특검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런지 당선자 본인이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행보를 보면 급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비록 선거 국면에서 거짓말로 국민을 속였을지라도 기왕 당선되었으니 앞으로는 백성을 편안하게만 해주기를 필자는 희망한다. imf까지 불러왔던 한나라당의 특기인 인위적 경기부양은 자제하고 거시경제지표는 지금처럼 안정되기를 바란다.

이당선자는 스스로 특검을 수용했고 "대통령에게 고맙다. 특검을 받아줘서"라고 했지만 최측근들이 위헌심판을 제기한 점이나 당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종용하고 특검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표리부동한 태도를 취했다. 끝까지 당당해야 하는데 말이다.

몇일동안 대서특필되던 신용불량자 대사면은 결국 없던 일로 되었고, 공무원수는 감축하지 않겠다는 소식에서 그들이 막가파 점령군같은 자세를 버린것인지 알수 없지만 교육 분야가 대혼란에 빠질것이 명백한데도 3불정책 폐지와 교육부 폐지 방침 그리고 자사고, 특목고 확대 및 고교 내신 비중 축소 방침 소식은 사교육시장의 호황을 예고하는 듯 학원가의 기대는 부풀고 공교육 붕괴에 대한 우려로 교단은 술렁이게 되었다. 기업인들에게 필요하면 직접 전화하라던 당선자의 말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가격결정기능)을 신봉하고 친기업적 정책을 펴려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휴대전화요금 20%인하를 요구하고 각 부처의 팀장급 공무원을 윽박지르기도 하면서 인수위의 본래 기능에서 일탈하기도 했다. 이정도는 다음 정권이 뭔가 다르다는 면모를 내세우고 싶은 욕심이 지나쳐서 그리하는 것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밀어붙이기 조짐이다. 정치인, 건설회사, 학자 등 강력한 토목 마피아들이 활개를 칠 것 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성장 모델을 따라해온 우리나라는 늘 토목공사에 열을 올려왔다. 대형 건설 사업에서 생기는 눈먼 이익을 관료-지방토호-업체들이 챙기기 위해 개발 여론을 조성한다. 이런 이익결합설 외에도 이유는 또 있다. 서울시장 시절 서둘러 완공한 속칭 청계천복원공사(고가도로를 철거하고 바닥을 콘크리트로 바른 후 지류와의 연결을 끊고 한강에서 퍼올린 물을 흘려 보내게 한 이 공사는 하천이라기 보다 옆으로 누운 분수에 가까운 것 이지만)가 가져다준 환호성을 잊지 못할 것이고, 90일 정도 남은 총선때까지는 개발 환상을 계속 이어갈 필요도 있을 것이다.

1987년 그 어수선한 시기에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부작용이 많았지만 백번 양보해서 국토를 넓힌 효과라도 있었다. 그러나 5시간이면 갈 거리를 60시간 이상 걸려서 지나가는 운하가 왜 필요한가. 완공시점에는 조선기술이 좋아져서 운항시간을 단축할지도 모른단다. 배가 다닐 수심(6미터)을 유지하려면 범람에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홍수가 오기전에 미리 물을 빼면 된다는 대답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면 절대 아니다. 해서는 안될일에 돈을 쓰면 인플레를 유발하고 나라 경제를 망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지 않다. 기껏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가 늘어나고 토건회사와 소수의 지주가 이익을 볼 뿐이다. 벌써부터 운하예정지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단다. 민자유치사업으로 한다고 공약했었지만 취약한 사업성 때문에 건설업체에 특권을 끼워주는 방법이나 손해를 보전해주기로 약속하는 방법을 쓸것이 분명하다.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말로 전쟁을 시작한 부시는 이라크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누적된 재정 적자는 미국의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이 돈 버리고 깡패 국가라는 오명까지 쓰게 되었듯이 대운하의 경제성에 대한 거짓말에 속으면 돈과 환경을 버리고 '공사판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된다. 콘크리트보다 사람에 투자하자며 양질의 경제와 건강한 사회를 원하는 양심세력은 1987년 호헌철폐를 외치던 절박한 심정으로 맞서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이익을 위하여 뭉치는 그 집요한 세력의 힘이 나는 정말 무섭다.

손현준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