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가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지난달 야심차게 출시한 모기지보험연계 주택담보대출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기지보험연계 주택대출은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대출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제약 조건이 많아 고객들로부터외면당하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달 10일부터 서울보증보험과 제휴해 판매하고 있는 아파트 플러스론의 실적은 11일 현재 52건, 36억원에 그치고 있다.

한달여간 대출 실적이 이달 들어 10일까지 7영업일동안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1천703억원에 비해 4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같은 날 신한은행이 미국 젠워스모기지보험과 제휴해 출시한 내집마련 플러스모기지론도 대출 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달 17일 출시된 하나은행의 하나 2080 모기지론은 18건, 12억원으로 하루 한건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보험업계 최초로 지난달 12일 모기지보험연계 대출을 출시한 교보생명 역시 실적이 73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모기지보험연계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대출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보험사가 대신 갚아주는 보험이 포함된 대출상품이며 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80%로 현행 일반 주택대출의 최대 60%에 비해 20%포인트 높다.

5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종전 3억원을 대출할 수 있었다면 모기지보험연계 대출의 경우 1억원 많은 4억원을 대출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출 실적이 부진한 것은 대출대상을 비투기지역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방과 수도권 군 지역 등 비투기지역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편이어서 일반 주택대출보다 금리가 0.1~0.2%포인트 가량 높은 모기지연계 대출을 이용해 대출 한도를 늘리려는 수요가 미미한 상황이다.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 3개월 이내에만 대출 가능하고 반드시 본인이 거주해야 대출이 가능한 점 등도 수요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업계는 대출한도를 일부 줄이더라도 집값이 비싼 수도권이 대출대상에 포함돼야 모기지보험연계 대출이 서민들의 내집 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택 구입자들의 자금 사정 등을 감안해 대출이 가능한 시기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모기지보험 연계 대출 대상을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이하 서민으로 제한하고 있는 만큼 지역 제한은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면 투기지역에 대해서는 대출한도를 70%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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