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인
하나대투증권
청주증권지점장

지난 주 초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의 서브프라임 부실 관련 자산 상각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지난 주 외국인 순매도 약 3.64조원)가 나와 1700선을 장중에 하향 이탈하며 그 끝이 어디 인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지게 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점은 투신과 연기금이 수급안전판 역할을 해주며 저가 매수에 나서 주어 지수의 하방 경직성은 강화 되는 모습이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방어하면서 '지수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우리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 새벽에 끝난 뉴욕 증시가 미국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주 시장 전망은 그다지 좋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경우 추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주 눈여겨봐야 할 해외 경제지표로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실적 발표이다. 지난 주 후반 ibm과 ge의 실적이 해외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견조했던 것처럼, 이번 주 역시 이머징 국가의 수요 증가와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양호한 결과를 보인다면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은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주 boa의 실적발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메릴린치를 끝으로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는 일단락 되어 서브프라임 부실의 충격파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에는 미국 boa의 실적발표와 장 마감후 애플의 실적 발표, 24일은 미 1월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발표와 포드,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적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주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미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이렇다. 우선 경기침체 불안감의 진원인 주택경기 침체와 관련한 처방전이 담겨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 규모가 수천억 달러인데 부시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1500억 달러 밖에 되지 않아 미흡한 것으로 인식된 탓도 있다. 또한 경기부양책의 수혜 대상과 정도, 실행방안이 보다 구체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 하려면 경기하강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계층(중산층과 저소득층)과 산업부문을 얼마만큼 포용할 것인지, 또한 입법과정에서 그 절차를 얼마만큼 줄여 신속하게 처리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재 행정부는 공화당이 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고 또한 민주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이 부시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 이번 경기부양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주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시장이 힘을 내지 못하는 또 하나의 원인은 중국 관련주의 낙폭이 커진 데에도 있다. 최근에 지급준비율 인상으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자극되면서 중국 관련주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그러나 펀드멘털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닌 외국인의 차익실현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경기가 둔화될 정도로 고강도 긴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 또한 시간이 지나 가면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세적으로 상승 반전을 확신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다만 현 지수대가 저점이라는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기관과 연기금의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이 반증하고 있다. 또한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지고 있다.(지난 주말 예상 per은 11.68배, 이머징 평균 13.2배) 여기에 해외 악재의 영향력은 시간이 갈수록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은 바닥 확인 과정 중에 있는 만큼 무리한 대응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번 주 투자 전략으로는 최근 기관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고 업황 개선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it업종과 은행 등에 한정하여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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