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선병원 정신과 한병진

두번째로 남자와 여자의 무의식적 특성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성과 반대 성의 특성을 납득하고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조화를 이루어 내는 묘안을 찾아내고 실생활에서 성공적으로 적용해 내는 것은 인생에 주어진 중요한 테마 중의 하나입니다. 세상의 사람이 결국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져 있고, 남자와 여자를 가장 복잡하게 얽혀들게 만드는 결혼이라는 인생과정을 대부분의 사람이 선택하기 때문에 반대성과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반드시 만나게 됩니다. 반대 성과 밀접하게 연관될 때 시행착오를 거쳐 귀결되는 결과는 사람마다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반대 성을 이해할 수 없고 답답하다며 비난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이 참아야 조용하다며 이성과 배치되는 자신의 주관을 포기해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의 두 가지 경우는 모두 다 이성이 존재하는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방법들입니다. 이성이 존재하는 것은 개체를 이어가는 생물학적 의의만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 그 속에는 자신과 다른 사고방식을 존중하고 어떻게 다른지 관찰하고 장점을 배워가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를 살리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사고방식만을 활용하고 다른 사고방식은 도입하지 못한 채 일생을 살게 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를 읽어버리며 자신 속에 미리 가지고 있는 주관 속에 매몰되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차분히

듣기도 전에 결론을 내게 되어 타인에게 답답하고 고집스런 사람, 거부감이 드는 사람으로 인식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되지 않으려면 이성의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점차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합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생동감을 불러일으켜, 여자에 비해 가정보다는 직업적 성공과 지위, 권력 등을 중시하는 남자로 하여금 활력있게 원하는 것을 성취하게 합니다. 남자의 사회적 성공이 개인적 능력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배우자의 심정적 지지에 힘입은 것이기도 하며, 배우자에게 얻은 긍정적 생동감이 더해질 때 최대한의 성과를 내게 됩니다. 반면에 개인적 능력만으로 성공을 추구하는 남자는 한계에 도달하거나 일정한 성공을 이룬 뒤에는 외도 등의 부정적인 방법으로 잃어버린 생기를 찾으려다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잃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꿈과 이상, 목표를 실체적으로 구현해내는 행동가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여자가 세심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조언을 하면서 자신감을 넣어주면 남자는 사회적 틀 안에서 가능한 것과 보류해야 할 것을 판단하고 구분해서 전체적인 흐름에서 최선을 다해 이루어 냅니다. 즉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무리수가 있을 수도 있는 여자의 강한 신념들을 채로 걸러 조직과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 질 수 있도록 변화시킵니다.

궁극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이러한 장점이 남자와 여자에게만 각각으로 존재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자 속에 이런 여자의 장점이 어우러져야 하고 여자 속에 남자의 이러한 장점이 혼재되어야 합니다. 여자지만 남자보다 전체적인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는 리더쉽이 있는 여자, 남자지만 여자보다 생기 있고 만나는 사람들을 매력적으로 당기는 면이 있는 남자들은 이러한 남자와 여자의 특성을 개인 속에 잘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존재하게 만든 신의 궁극적 의도를 받아들이고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있는 삶의 체험을 해 나갈 때 원하는 단란한 가정, 원하는 사회적 지위, 원하는 명예등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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