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조명휘 기자

▲조명휘 기자
얼마전 대전시 산하 기관을 취재했을때 있었던 일이다.

취재상 간단한 문의사항이 있어 담당자를 찾아 몇가지 질문을 던졌더니 장(長)의 허락 없이는 아무말도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든 문의 사항은 장의 허락이 떨어져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안이 중대하거나 민감한 경우 그럴 수 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 가 아니다.

일반인이 기자를 대하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닌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대사안도 아닌 단순한 문의사항까지 모두 윗선으로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가 구태를 못벗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직의 장이 그리 지시했느냐는 질문엔 그런 것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수장 역시 당연히 그런 지시는 안내린다고 펄쩍 뛰었다.

그렇다면 그는 속된 말로알아서 기는 꼴에 지나지 않은 격이다.전형적인 복지부동과 보신주의가 아닐 수 없다.

무엇하러 담당자가 정해져 있으며 실무자가 정해져 있단 말인가?

수장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인사가 조직을 위해 무슨 참신한 제안을 내놓을 것이며 최소한의 자율성도 없는 인물들로 들어찬 조직은 또 어디로 갈런지도 걱정이다.

더욱이 그는 시민의 세금으로 녹을 먹는 자리에 있지 않은가?

공직사회의 퇴출바람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읍참마속(泣斬馬謖). 제갈량이 조직을 위해 아끼는 부하 마속의 목을 베었다는 고사성어다.

적어도 공조직에 몸담고 있는 자는 목을 내놓을 땐 내놓더라도 제할일을 충실히 다하면 그만이다.

일과 임무앞에 변명이 우선하는 사람을 더 이상 목격하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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