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공세 강화… 아시아 주식시장 동반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금리인하로 글로벌 증시의 패닉 현상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증시도 사흘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19.30포인트(1.21%) 오른 1,628.42로, 코스닥지수는 5.18포인트(0.84%) 오른 619.98로 마감했다.

미국발 호재로 급등 출발한 지수는 장중 1,659.28까지 반등했다가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강화하면서 장중 하락 반전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장 막판에 기관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은 다른 아시아 증시와 함께 재차 오름세로 방향을 잡았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frb는 2001년 9.11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 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포인트 내리기로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0.75%포인트나 대폭 인하한 것은 미국경제가 극도로 침체됐던 198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 대폭 인하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의 투매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뉴욕증시는 휴장일인 21일 글로벌 증시의 대폭락 여파로 1~2% 정도 하락했지만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증시가 5~7%대 폭락세를 보인 것에 비하면 낙폭이 작았다.

게다가 전날 영국(2.9%)와 프랑스(2.1%) 등 유럽증시가 대체로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이날 아시아 증시도 대폭락의 충격을 딛고 급반등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2.04% 반등했으며 오후 3시20분 현재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12%), 홍콩 항셍지수(5.29%), 싱가포르 st지수(1.27%) 등도 반등세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증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공세는 지속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735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01억원, 4천48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새해 첫 거래일(1월2일)에 695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1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7조2천542억원어치 한국 주식을 팔아치웠다.

미국의 '깜짝' 금리인하가 향후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의 금리인하 동조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추가 금리인하까지 시사, 미국발 세계증시 추락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1,600 이하의 지수는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급락에 따라 단기 'v'자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는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는 데다 외국인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리인하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지만 유동성 부족을 아시아 주식 매도로 메우려면서생긴 외국인 수급 부담은 미국 증시의 안정이 확인된 이후에나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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