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가 '새로운 진보'를표방하면서 '탈이념 실용주의' 노선을 가시화한 것을 놓고 당내에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영민 노웅래 노현송 박기춘 신 명 양승조 우윤근 우제창 이시종 전병헌 최 성한광원 의원 등 신당내 각 계파 초선 의원 12명은 24일 성명을 내고 "당 내외의 어떠한 이념적 대립을 초월,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과 국민 피부에 와닿는 체질개선으로 새로운 진보세력의 구심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탈이념 노선에 '동승'했다.

성명은 "당내 소모적인 이념적 갈등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새로운 진보란 낡은이념에 대한 교조적 추종을 거부하고 국민의 생활 속에서 진보를 구현하는 생활밀착형 정치"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새로운 진보의 길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한반도 평화라는 헌법적 가치에 기반하되 중도적 가치와 진보적 지향을 분명히 하는 노선"이라며 "우향우도, 좌향좌도 아닌 하향하(下向下)가 필요하다.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과 무능한 좌파라는 딱지를 떼려면 국민 속으로 한없이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내세운 '탈이념 생활정치'는 실사구시적, 중도실용적 접근을 통해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진보를 구현하겠다는 손 대표의 노선과 맥이 닿아있다고볼 수 있다.

이들은 오는 28일 모임을 갖고 주거, 환경, 교육, 세금, 교통 등 분야별 정강정책 개발에 들어가기로 했다.

반면 수도권 지역 일부 초선의원들로 이뤄진 '민생을 제일로 하는 쇄신모임'은 신당이 정책적으로 선명하고 정치적으로 강력한 야당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보다 분명한 정체성 재정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은 손 대표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조기 비준 입장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당 지도부가 정부 조직개편안 등 인수위 활동 및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해 미온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수위 활동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토론회를 릴레이로 진행 중이며 오는 25∼27일 경부운하 건설 예정지의 현장 답사도 실시한다. 지도부 경선파였던 염동연 의원도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손 대표의 실용주의 노선이 자칫하면 '이명박 따라하기'로 귀착되는 게 아닌지 전통적 지지자들이 우려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바 있다.

한 개혁성향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의 새로운 진보라는 게 잘 와닿지 않아 지지층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우리가 언제 제대로 '왼쪽'으로 간 적이 있었느냐. 무조건 '우향우'를 표방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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