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받았느냐 질문에 '유구무언'

▲새 정부 초대 총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 특사가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 1순위로 떠오른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는 24일 총리 제안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말했다.

한 특사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기후포럼' 특강을 위해참석,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기후변화포럼 위원회의 위원 역할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이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 특사는 '연락을 받았냐'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기후변화라는 주제로 왔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겠지만, 다른 문제는 얘기할 수 없다. 질문을 받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 관계로 온 것이아니다. 대답할 수 없다"고 답변했고, '총리 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답할 처지가 아니다"고 했다.

한 특사는 그러나 '인수위 기후대책 tf에 조언을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유엔특사이기 때문에..."라며 말을 흐렸지만 실제 조언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이상 답변을 회피한 채 손사래를 치면서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어 한 특사는 특강을 위해 소회의실에 들어오면서 방명록에 '위민진정(爲民盡政.국민을 위하는 정치에 진력하라는 뜻)'이라고 적어 묘한 여운을 남겼다.

한 특사는 '위민진정'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국회에 왔으니까 (국회가) 정치에 진력을 다해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라는 당부"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한 특사는 특강에서 "지금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다 녹고 있으며, 특히 북극은 1년에 영국 영토 만큼 녹아 2040년이 되면 빙하가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가 있다"면서 "이 경우 남태평양의 작은 도서 후진국들은 물속에 잠겨서 없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는 환경문제 범위를 넘어서 지속적 개발이나 인간 안보, 더 나아가 국제 안보의 문제로 확대돼 금세기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덧붙였다.

이날 특강 행사장에는 한 특사가 새정부 첫 총리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잇따른 탓인 듯 신문.방송 취재진 50여 명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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