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간 통합논의가 공식화된 가운데 범여권 진영의 '제3지대 신당창당' 그룹도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제3지대 신당창당을 주장하는 그룹은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와 장성민 전 의원 등 옛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다.

이들은 범여권이 대선에서 참패한 뒤 제3지대 신당창당론을 들고 나왔으나 신당과 민주당이 통합협상에 착수하면서 활동공간이 협소해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일단양당 통합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물밑접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한 전 대표는 동교동계 인사 등과 접촉하며 세력규합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고 이달말이나 내달초에는 제3지대 세력의 윤곽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민.김성호.박인상 전 의원 등 옛 민주당 전직 의원들과 창조한국당 정범구 최고위원, 신당 이종걸 의원은 23일 회동을 갖고 가칭 '새물결'이란 모임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파를 떠나 민주개혁진영의 복원을 위해제3지대에서 지평을 넓혀 나가자는데 공감을 이뤘다"며 "정기적으로 만나 정국현안에 대한 입장을 피력해 나가기로 했다. 신당 송영길, 정장선, 김태홍 의원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가까운 일부 인사들도 제3지대론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같은 기류는 손학규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정 전 장관측 일각에서 거론되는 '정동영계 배제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또 신당 내 일각에서는 손학규 대표 추대에 반대하며 전대 실시론을 폈던 정대철 고문, 김한길 염동연 의원이 정 전 장관측과 결합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흘러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과 가까운 의원은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얘기일 뿐"이라며 "제3지대론은 정 전 장관의 의중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제3지대론이 다시 무성하게 흘러 나오고 있지만 제3지대 그룹의 세확보는 여의치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제3지대 그룹은 신당과 민주당의 원심력이 강화돼야 그 틈을 노려볼 수 있지만 양당 통합협상이 진행되는 현 국면에서는 활동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석을 반영하듯 '새물결' 내에서도 온도차가 확연히 감지된다. 장성민 박인상 김성호 전 의원 등은 제3지대 신당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기류다.

하지만 정장선 의원은 "새물결이 민주당, 창조한국당까지 포괄하는 범여권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별도의 신당을 만드는 것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어제 장성민 전 의원 등과 만찬을 함께 했을 뿐 새물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새물결측 한 전직 의원은 신당-민주당 통합논의와 관련, "민주당이 신당측에 공천보장을 요구하며 박상천 대표, 국창근 전 의원 등 13명의 명단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을 내걸고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조작이고 통합을 깨기위한 수준 낮은 모략에 불과하다"며 "양당간 비공식 접촉과정에서 공천 이야기는 없었고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도 않았다. 새물결측이 악랄한 음해를 계속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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