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인
하나대투증권
청주증권지점장

지난 주 코스피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급등락 장세를 연출했다. 주 초반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여파로 장중 한 때 1600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미국 연준(fed)의 전격적인 금리인하(0.75%), 경기부양책 조기 실시에 대한 기대감이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1690선에서 마감했다.

이번 주는 30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각종 경제지표의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증시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지수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1700선 회복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완화될 지 불투명하고, 1700선 위에서는 반등을 이용한 손절매성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등 탄력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장세가 급격하게 변동될 가능성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연준은 지난주 금리를 인하하면서 이전의 모호한 자세에서 벗어나 주택, 고용 등 경제 전반에 걸쳐 경기둔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명백히 인정했다. 이제 관심은 미국 경기가 어느 정도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 지에 모아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 단초는 이번 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폭이 될 지에서 찾을 수 있다.

fomc 회의 이후로는 물가, 고용, 제조업 경기와 관련하여 다소 부담스러운 경제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된다. 특히 작년 12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만 8000명으로 급감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한 바 있고, 12월 ism 제조업지수는 근 1년 만에 경기확장과 수축의 기준선(50pt)을 하향 이탈한 상황이다. 두 지표 모두 1월에 대폭적인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연준의 금리인하가 경기부양 효과를 발휘하는 데에는 6~10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경험을 감안해 본다면, 지난 네 차례(작년 9, 10, 12월과 지난 주)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1분기 경기둔화에 연연하기보다 2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지에 주목하는 것이다. 금리인하 효과는 이르면 2분기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금감면은 시행과 동시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또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수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완만한 상승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언급한 미국 경제지표는 경기침체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편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매도 강도를 완화했지만, 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기조적 순매수로 전환하는 것을 기대하기에 이른 시점이다.

이번 주 투자전략으로는 실적이 뒷받침 되는 낙폭 과대 우량주에 한하여 주가가 하락시에 저점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업종으로는 실적 개선을 전제로 하여 조선, 기계, 해운 등 중국 수혜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동안 낙폭 과대로 인해 가격 메리트가 커졌고, 지난 주 발표된 중국의 작년 4분기 gdp성장률과 12월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중국 경기가 경착륙 할 가능성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급락국면에서 반등 폭이 높았던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이익실현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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