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제작…사기방조 혐의

대전에서 노숙자를 합숙시키며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대량으로 만든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중이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6일 자신 명의의 통장과 휴대전화 수십여 개를 만들어 타인에게 넘긴 혐의(사기방조)로 장모(52)씨 등 노숙자 2명을 구속했다.경찰은 또 장씨 등 노숙자를 모아 합숙시키면서 이들의 명의로 대포통장을 대량으로 만들어 챙긴 신원미상의 남자 3명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해 9월 대구역 광장에서 노숙하다 신원미상의 남자 3명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들을 따라 대전으로 와 자신 명의의 통장 60여 개와 휴대전화 30여 개를 개설해 이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 3명은 30대 후반-40대 초반으로 서로 백부장, 임실장, 사장님으로 호칭하며 신원을 숨긴 채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원룸에 장씨 등 노숙자 5명을 차례로 모아 합숙시키면서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대량으로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이들은 노숙자를 통해 만든 대포폰과 통장을 이용해 2월 말 생활정보지에 부동산매매광고를 냈던 김모(50)씨에게 접근해 시세감정료 명목으로 400여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이미 10여 명으로부터 1천여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관계자는 "그동안 대포통장 개설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었으나 이번 사건은 합숙까지 하며 대량으로 통장을 개설해 범죄 혐의가 컸기 때문에 통장개설자들도구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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