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전공 교수 정 창준

정 창 준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 전공교수

2008년 새해 첫달에 대통령 후보였던 허경영씨와 중견 톱가수 나훈아씨가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거리를 남겼다. 두 사람이 남긴 화제거리를 두고 볼 때, 이 두 가지 사이에 공통점은 무엇이고,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자.

우선 공통점이라면 두 사람의 직업이 각기 다르면서도 대중적 인기에 기반해 있다는 것이고, 확인되지 않은 불완전한 정보생산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이점이라면 허씨는 자신을 둘러싼 정보생산에서 적극적인 주인공역을 역을 했다면, 나씨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 우리는 이 두 화제거리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해 보면서 미디어가 매개하는 역할로서의 불안정성을 실감하면서, 장래에 말이든 글이든 정확한 쓰임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허씨는 이미 오래전에 유머와 풍자위주의 한 인터넷 신문에 그의 튀는 언행으로 취재 대상이 된바 있는데, 이 인터넷신문에 게재된 내용을 보면, 기존 정치무대 정서에 반하는 독특한 공약과 그의 개인적 신상 등으로 꽤 많은 지지자 또는 팬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이 인터넷 신문에서 그는 그의 독특한 정치적 이력과 다소 황당해 보이는 예의 그 공약들을 지난번 대선에서도 유감없이 설파하여, 꽤 많은 관심을 불러 모은 것이 사실이다.

인기 중견가수 나씨의 경우는 이미 언론지상을 통해 발표된대로 시중에 나돈 이야기들이 모두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합작하여 만든 삼류소설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바이다.

우리는 허씨와 나씨의 경우 모두 사실과 진실은 논데 간데 없고, 껍데기 뿐인 말과 글이 이처럼 손쉽게 빨리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무책임성에 기인한 것도 있지만, 사실 확인 없이 온갖 억측과 흥미 가득하게 작성된 신문기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나씨는 거의 한 시간 남짓 많은 시간을 활용하여 취재기자와 언론들에게 그동안 잘못된 행태들을 매우 강한 어조로 꾸짖었고, 심지어는 단상에 올라 일련의 퍼포먼스로서 그들에게 커다란 모욕을 주기까지 했다. 아마도 이 충격적인 장면을 본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과 글이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생생히 실감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말과 글은 바르게 쓰여져야 한다. 말과 글이란 하나의 매개체일 뿐이다. 거짓된 말과 글로 사람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거짓을 전파하는 사람의 가슴과 눈은 속일 수 없다.

어쨌든 우리가 늘상 쓰는 말과 글이란 것도 하나의 매개체 또는 그릇일 뿐이지 거기에 진실과 참이 늘 담겨지는 것이 아닐 수도 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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