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한병진ㆍ대전선병원 정신과 과장


▲ 한병진ㆍ대전선병원 정신과 과장
의례히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고 대중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벌어진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의 관점으로 논평을 한다.

필자는 이미 주된 흐름으로 형성되어있는 사회적 관점에서 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바라보기 보다는, 우리들의 내적인 심리적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누구나 활자화된 기사로 접하게 되는 구체적인 현사건과의 유사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가 각각으로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무대는, 어떤 계기나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인식조차 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인식여부와는 상관없이 내적인 공간으로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대다수의 현재 인들은 일상에 쫒기고 눈에 보이는 외적인 목표에 자신의 관심의 대부분이 편중되므로 보이지 않고 현재의 삶에서 갖고자 하는 성취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내적인 심리무대는 외면하게 된다.

사건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현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회에서 눈에 잘 띠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인물이 사회구성원들과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해 결과적으로 집단적 공동체로부터 거부되었다는 생각을 서서히 증폭시켜온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이 벌인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사건은 사회적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 개인 한 사람의 심리적 차원에서도 똑 같은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 사회의 무수히 많은 구성원들처럼 많은 수의 등장인물이 연기를 펼치는 넓은 무대다. 그런 무대에 서서 자신의 연기를 펼치려는 욕구를 한 사람의 마음을 구성하는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은 모두 바라고 있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생각, 의식이 제한된 소수의 등장인물들에게만 기회를 주려는 의도가 강할수록 선택받지 못한 등장인물들은 무대에서 자신의 말을 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표현하지 못한 소외된 인물의 감정은 점점 쌓여가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어느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응축된 감정의 힘에 의해 무대로 뛰어 들어 자신의 감정을 한꺼번에 과격한 방법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관심이 많아진 우울증을 예로 들어 보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장점은 표현하고 단점 또는 약점으로 여겨지는 자신의 측면은 숨기고 느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에 남에게 보여 주기 싫고 심지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싫은 열등한 측면은 무대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

무대에서 소외되어 말할 기회를 갖지 못한 열등한 것처럼 보이는 등장인물(사실, 충분한 교류를 하고 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은 감정이 쌓여 가면 어느 순간 무대로 뛰어 들어 마구 잡이로 자신이 말 할 기회를 엿보게 된다.

한계점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면, 그 순간 그동안 별로 느끼지 않던 열등한 자신의 측면이 자신의 주된 측면인 것처럼 활동하게 되고, 부정적 측면만을 느끼게 되면서 우울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마음이 잘 정돈되고 마음의 가능한 한 많은 부분들과 의식의 적절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만큼, 적합한 판단력과 안정되고 일관되며 잘 조화된 의지 등을 발휘하게 되고 결국 모두가 원하는 구체적 성공에 도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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