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기밀이라도 공개해야 성공한다" 새로운 경영철학 '위키노믹스'

▲워키노믹스
위키노믹스가 부상하고 있다.

위키노믹스란 인터넷 이용자들이 스스로 만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 를 합성한 말이다.

위키피디아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변 첨삭하여 만든 백과사전이다.

하지만 수백만명의 지혜가 모아지면서 대기업이 만든 백과사전보다 훨씬 방대한 100만건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으며 하루에만 900만건 조회되는 대표적인 온라인 사전으로 부상했다.

# 평범한 다수의 경쟁력

광산업자에게 지질 데이터는 누구에게도 공개하길 꺼리는 귀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토론토에 있는 작은 금광회사인 골드 코프는 2000년 3월 약 6730만 평에 달하는 광산에 대한 정보(약 400mb)를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아무리 지질학자들을 다그쳐도 금을 발견할 가능성이 줄어들어 심각한 경영난에처하게 되자 전 세계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총 57만 5000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보물찾기'를 시도한 것이다.

회사 사장은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리누스 토발즈가 리눅스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를 인터넷에 퍼뜨렸다는 얘기에 영감을 얻어 이 같은 모험을 단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50여 개국에 흩어져 있는 1천여 명의 '꾼'들이 데이터를분석해 금 찾기에 나서 110곳의 후보지를 찾아냈다.

후보지의 80% 이상에서 모두 220t에 달하는 금이 나왔다.1억 달러에 불과하던 회사의 실적은 90억 달러로 급상승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보통 공연장에서는 사진이나 영상의 촬영을 금지한다.

하지만 미국의 랩 그룹 비스티 보이즈는 2004년 콘서트의 다큐멘터리 필름 제작을 팬들에게 맡기기로 결정한다.

인터넷으로 50명의 팬을 모집한 다음 그들에게 비디오카메라를 지급하고 촬영을맡긴 것이다.

그러자 50가지가 넘는 각도에서 찍은 100시간 분량의 필름이 모였다.

또한 이들 필름을 편집해 '굉장해! 미치겠네, 내가 이걸 찍다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영화를 완성시켰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이를 '영화 촬영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 사공이 많으면 배는 더 빨리 간다

전략 컨설팅 회사 '뉴 패러다임'을 설립해 경영하고 있는 돈 탭스코트와 런던경제대학원 강사인 앤서니 윌리엄스는 '위키노믹스'(21세기북스ㆍ윤미나 옮김)에서이런 사례를 들어가며 소수가 주도하는 이코노믹스의 시대가 가고 대규모 협업이 중시되는 '위키노믹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규모 협업의 중요성은 책 제목의 모태가 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5년 역사의 위키피디아는 200년 역사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정보량을 이미 뛰어넘었다.

저자들은 '협업하지 않으면 망한다'라는 명제를 '거센 폭풍우(perfect storm)'라고 표현한다.

조직의 새로운 협업 형태를 추진하는 동력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오랫동안 존재해 왔기 때문에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p&g, 레고, bmw, ge, 보잉,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인텔, 아마존, 제록스,하얏트호텔, bbc, 베스트바이 등 글로벌 기업이 대규모 협업을 경쟁력의 원천으로활용하고 있다.

완구회사인 레고는 실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마인드스톰'이라는 제품을 출시한 뒤 로봇 시스템의 중추인 센서, 모터, 제어 장치 등을 분해하고 다시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들에게 줬다.

고객들은 자신이 마인드스톰을 새롭게 응용한 결과를 웹상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는 마인드스톰을 더욱 가치있는 장난감으로 발전시켰다. 레고는 사실상 고객들을제조자로 참여시킨 것이다.

저자들은 나아가 저작권을 앞세워 mp3 공유 사이트나 개인 사용자를 고소하는 음반사나 수익원이 사라질까 두려워 무료 인터넷 전화회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앞장서는 이동통신 업체들을 비판한다.

'개방과 공유'라는 시대에 흐름에 역행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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