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현대문학' 5월호 특집 '유년의 계절'

당시에는 힘들고 슬펐더라도 세월이 흘러 뒤돌아보면 아름답게 빛나는 추억들.

그 중에서도 코흘리개 유년 시절의 기억은 입가에조용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특별한 힘이 있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 5월호는 어린이날을 맞아 '유년의 계절'이라는 제목의 특집을 마련, 어린 시절에 관한 문인들의 에세이를 모았다.

소설가 전상국씨는 8살 때 만난 '잘 익은 사과처럼 볼이 유난히 붉고 고운' 첫사랑 소녀에 관한 기억을 풀어놓았다.

"나는 짐짓 심통을 부리며 할머니 손길을 거부한 채 내 멋대로 옷을 아무렇게나 걸쳐 입었다.그러자 여자애가 다가와 내가 되는대로 입어 뒤틀린 팔소매를 곰살가운 손길로 바로잡아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금까지도 옷을 갈아입을 때면 가끔 천연덕스레 내 뒤틀린 팔소매를 펴주던 그 여자애 얼굴을 떠올리곤 한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어린 시절 고향인 개성에서 어른들에게 야단 맞을 때 듣곤 했던 말 '야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에 대한 기억을 내놓았다.

시인 고은씨는 "소파 선생의 '어린이'로서의 5월은 내 어린 세월의 어디에도 있을 턱이 없다"라면서 가난했던 시절의 아픔을 털어놓았다.

'현대문학'에는 이 밖에도 김원우, 마광수, 현길언, 최수철, 이순원, 함성호, 이청해, 공선옥, 김연수 등 시인·소설가들의 유년기를 담은 에세이 9편이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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