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3월 8일

정당의 목표는 정권을 잡는 것이다.

따라서 여야 각 정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그 경쟁은 정책대결과 같은, 누가 더 나은가를 보여주는 상생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정도다.

상대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네가티브로 흐르면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나아가 국민들의 정치 무관심을 불러일으켜 정치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효과만 커질뿐이다.

그런 점에서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어제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 전쟁까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에는 표를 주지 말라는 공갈 협박을 하는 듯 해 섬뜩하다.

장 원내대표는 지난 2월에도 "박근혜 전대표가 집권하면 우리나라가 대혼란에 빠진다"고 해 설화를 겪었다. 과연 그가 공당의 원내대표인지, 자질이 의심스럽다.

장 원내대표는파문이 일자 "한나라당은 군사적으로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에 "대북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절대 집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장 원내대표의 해명은 국민 수준을 얕보는 희언(戱言)일 뿐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무력으로 북한을 굴복시키려 한다면, 국민이 원하지 않는 전쟁을 하려 한다면 국민들이 먼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장 원내대표가 그걸 모를 리 없지 않은가. 억지다.

이 같은 부정적인 대야(對野) 인식은 장 원내대표 뿐 아니라 열린우리당 내에 두루 퍼져있다.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나라당이 한미 공조 강화를 주장하거나 대북 퍼주기식 지원 중단 등을 거론하면 돌아오는 답은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냐는 판에 밖인 말이었다.

문제는, 정부 여당이 국민들의 건강한 여론에도 이처럼 비뚤어진 인식으로 대응한다는 데 있다.

국민들이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이런 저런 의견을 내놓으면 역시전쟁 운운하며 외려 국민들을 타박한다.

국민들의 여론을 백안시하는 것을 넘어 잘못됐으니 고치라고 고압적으로 훈계까지 한다는 얘기다. 이젠, 바뀔 때도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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