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전 마지막 무대에서 눈물 속 열창

'발라드의 귀공자' 성시경이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일본 도쿄 시부야의 nhk홀에서 단독공연 '성시경 콘서트 2008 인 재팬-그랜드 파이널(grand final)'을 열고 3천여 명의 일본 팬들을 매료시켰다.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도쿄 공연에는 부부, 애인 등 커플 관객이 많아 남성 팬들의 모습도 적지 않게 눈에 띄였으며, 한국에서 원정 온 팬들도 있었다.

갓난아기에서부터 어린이, 학창시절의 청소년 성시경, 재수생 등 추억의 앨범과 함께 시작한 콘서트는 '성시경 이야기'를 중심으로 히트곡이 엮인 사랑방이었다. 2000년 사이버 가요제 '뜨악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는 모습도 소개됐다.

그는 신인 시절의 각오와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잊지 않으려는 듯 첫 앨범 수록곡 '처음처럼'으로 파이널 무대를 열었다. 이어 "오래간만이다. 보고 싶었다. 이렇게 많이 와 주셔서 고맙다"면서 "지금까지 보여주던 내 모습과 달리 좀더 솔직한 무대를 꾸미고 싶다"고 밝혔다..

성시경이 '좋을 텐데'를 부르자 관객은 입을 모아 합창했으며, 성시경이 여성 백댄서의 손을 잡자 탄식과 함께 '잡지 마'라는 열성 팬들의 고함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도 했다.

일본어 노래도 준비해 안전지대의 히트곡 '아나타니(당신에게)'와 '가나시미니 사요나라(슬픔이여 안녕)'을 멋지게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안녕'을 열창한 뒤 성시경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막 헤어진 사람에 대해 노래하는 게 참 힘들다"고 고백했다.

불꽃놀이 영상과 함께 '팝콘'을 부를 때는 팬 한 명을 무대 위로 초대해 스카프를 직접 목에 둘러준 뒤 즉석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승철의 손 동작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성시경은 '런 투 유(run to you)'와 '미소천사'를 연이어 부르며 6명의 백댄서와 함께 멋진 춤을 선사해 분위기를 최고조로 이끌었다.

바쁜 숨을 고르며 성시경은 "오늘 즐겁고 행복했다. 앞으로 2년간이 지나 다시 콘서트를 열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마음과 똑같다. 그 순간의 진실이 제일 중요하다. 여러분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한 뒤 "지금의 내 마음 속을 노래한 곡"이라며 2집 수록곡 '넌 감동이었어'를 선사했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 성시경이 눈물을 글썽이며 목이 메어 노래를 잇지 못하자 대신 팬들이 합창으로 이어가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감정에 북받친 성시경은 "누구와 헤어진다고 생각해 노래를 부른 건 아니고 지금 내 상황과 겹쳐져 이제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마지막곡 '내게 오는 길'이 끝나자 팬들은 일제히 기립해 뜨거운 박수로 성시경이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성시경'을 연호하는 팬들 앞에 다시 나타난 성시경은 "너무 고맙다. 조심해서 돌아가시고, 아까 말했듯이 잊지 않겠다. 여러분 마음에 꼭 보답하겠다"면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거리에서'를 불렀다.

막이 내리고 조명이 꺼져도 팬들은 자리에서 떠날 줄 모른 채 10분 가까이 박수를 이어갔다. 파이널 콘서트에 거는 팬들의 마음이 하나가 된 순간, 다시 무대에 오른 성시경은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콘서트를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시경은 "노랫말이 내 상황과 딱 맞아떨여저 눈물을 흘렸다"며 "기다려 달라는 말보다 준비가 되면 다시 찾아오겠다"고 밝혔다.

그는 "화려하게 포장하기보다는 꾸밈 없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발라드를 중심으로 조용히 노래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콘서트가 좋다. 오늘 공연은 서로 공감해가는 과정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일본은 시장도 크고, 의식도 높다. 한국은 저작권, 아티스트에 대한 태도 등 개선될 여지가 있다. 앞으로 교류를 하다보면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장르에 걸쳐 꾸준히 사랑을 받는 게 부럽다"고 말했다.

1일과 2일 미국 la에서 이소라 성시경의 조인트 공연 '센티멘털 시티(sentimental city)'를 마친 성시경은 8일 nhk오사카홀과 11일 도쿄 시부야의 nhk홀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3월에 군입대 전 마지막 앨범이 될 6집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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