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쇼스키 형제의 '닌자 암살자' 출연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6)가 미국 진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미국 유명 에이전시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william morris agency, 이하 wma)와 손잡은 비는 1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음반 등 향후 미국 활동 계획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비, 소속사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의 조동원 대표, wma의 존 매스 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비 전담팀을 만든 wma는 영화와 음반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할 태세다.

비의 할리우드 차기작이자 첫 주연작은 '닌자 암살자'.

'매트릭스' 시리즈로 유명한 워쇼스키 감독과 제작자 조엘 실버가 공동제작자로 다시 뭉치는 액션 영화다. 비는 5월 개봉할 할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에서 이들과 함께 작업했다. 3월부터 독일 베를린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시작해 7월 종료한다는 스케줄이다.
이날 '꽁지머리'로 등장한 비는 '닌자 암살자'에 대해 "워쇼스키 형제 감독과 식사하던 중 영화 얘기가 오갔다"며 "음반 계약을 추진하던 중 새로운 기회가 있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 주연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이 꿈만 같다. 여기에 내 모든 걸 바치고 싶다"고 기대에 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트릭스'만큼의 액션 신이 있어 살을 빼고 근육질의 몸을 만들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며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열심히 한다면 비의 '제2의 인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닌자 암살자'가 서양인에겐 다소 다른 개념으로 인식돼 있어 일본 색채를 띠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스피드 레이서'를 촬영한 소감도 언급했다. "나의 로비 덕택에 한글도 꽤 나오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태조 토고칸이란 이름의 모터스 회장으로 출연했다"며 "2시간 중 1시간 분량 나오는 주조연급이다. 할리우드 자본의 힘을 느낀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이때 무척 열심히 촬영했다. 워쇼스키 형제가 그걸 보고 나에 대한 믿음을 얻은 것 같다. 내가 밥도 많이 사고 로비를 했다"며 웃었다.

비는 드림웍스가 6월 전 세계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쿵후 팬더(kungfu panda)'의 o.s.t 주제곡에도 참여한다. 앤젤리나 졸리, 청룽, 더스틴 호프만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화제가 된 작품이다. 비는 o.s.t에서 '쿵후 파이팅'이란 1970년대 인기곡을 리메이크한다.

본업이 가수인 만큼 wma와 손잡고 글로벌 음반도 제작한다. 영화 출연 등의 일정으로 미뤄졌지만 조만간 유명 음반사와도 계약할 예정이다. 존 매스 부사장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청중을 대상으로 공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동양인 스타의 전례처럼 언어, 인종 등의 한계에 부닺혀 실패할 가능성도 있는 법.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비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말 하던 사람이 유창한 영어를 쓰기란 힘들다"며 "몇 개월 후에는 자연스레 영어로 말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다. 열심히 습득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또 "'미국에서 음반이 몇 장 팔리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성공보다 계속 문을 두드려 그 문을 부숴 놓아야 다음 타자가 홈런을 칠 수 있다. 영화가 성공하면 음반에도 좋을 것이다. 음반 판매보다 먼저 한국을, 나아가 내 음악과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존 매스 부사장은 "비의 장점은 포기할 줄 모르고 제한 영역이 없는 것"이라며 "노래, 연기, 춤을 출 때도 최대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칭찬했다. 또 "비는 이제 두 번째 할리우드 영화를 찍기 때문에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 인기 tv 시리즈 '로스트'에 출연하는 김윤진처럼 기회는 많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비는 "앞으로 달려갈 길이 많다"며 "뛰어도 모자랄 판에 뒤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올해는 국내 팬들에게도 소홀하지 않을 예정이다. 7월 '닌자 암살자' 촬영을 마친 후 8월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한 음반 등의 관련 활동을 펼치고 9~10월께 국내에서 새 음반을 발매할 것이다. 차기 드라마도 물색하고 있다.

박진영에게서 독립하고 소속사의 대주주가 된 만큼 신인 발굴에도 힘쓴다.
비는 "준비 중인 신인이 두 팀 있다"며 "올해 실력이 된다면 선보일 것이다. 좋은 아이들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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