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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과 성금 그리고 기부청원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안홍수
안홍수  |  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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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2.20  18: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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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6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해왔던 아름다운 국보1호 숭례문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해 온 국민을 허탈감에 빠지게 만들었다. 개인적인 불만을 가진 평범한 70대 노인의 방화로 이렇게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보니 더욱 더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화재원인 조사와 함께 숭례문의 복원문제에 대하여 논의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3년이라는 기간 동안 200억 여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안타까워하는 국민과 십시일반으로 국민성금으로 복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하면서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국민성금으로 복원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하였다.

성금이야기가 나오면 우리 민족은 정이 많은 민족이라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국가의 크고 작은 일이 터질 때마다 온 국민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기탁해 힘을 보태고 있다.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수재의연금, 태안 기름유출 사고성금 등 손으로 꼽을 수 없는 수많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미덕을 보여주고 있다.

십시일반은 결국 기부(寄附)다. 기부라는 것은 자신이 풍족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쪼개서 하는 것이기에 더더욱 아름다워 보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거에서만큼은 기부가 항상 아름다운 모습만은 아니다. 선거법에서는 기부를 '기부행위(寄附行爲)'라고 규정하고 언제든지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가 선거에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하여 자기 선거구민이나 선거구안에 있는 단체 등에게 금전이나 물품 등을 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후보자 가족이나 후보자를 돕기 위한 제삼자도 선거 목적의 기부행위는 당연히 할 수 없다. 과거 금품선거가 만연했던 우리나라 선거사의 반성적 고려에서 선거법에서 점차 강화되는 제도다. 선거 목적의 기부행위를 허용한다면 당연히 돈 많은 후보자가 선거에서 당선되고 돈은 없지만 능력있고 참신한 후보자가 당선되는 길을 봉쇄하여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불우청소년, 구호단체나 자선단체 등에 대한 순수한 기부는 후보자 등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각 마을마다 대동계다 뭐다 해서 주민들이 모여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동네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행사에 지역 유지나 후보자들이 마을을 돌며 기부라는 명목으로, 아니면 십시일반이라는 명목으로 금일봉을 전달하면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예 주민들이 노골적으로 찬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봄,가을 관광철에도 마찬가지다. 선거법에서 기부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강화되면서 이제는 이런 일은 거의 볼 수 없지만 아직도 구태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4월9일이면 국회의원선거일이다. 두 달도 채 안 남았다. 선거가 가까워오면서 돈을 쓰려는 후보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 유권자는 돈으로 당선되려는 후보자를 철저히 가려내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순수한 기부를 빙자해서 후보자가 돈을 주거나 술을 사준다 해도 절대로 받아서도 안 된다. 받으면 준 사람의 처벌과 함께 받은 사람에게도 50배의 과태료를 물리게 된다. 만원어치 얻어먹으면 50만원을 과태료로 내야한다는 말이다. 음력 정월이다. 해마다 연초가 되면 자녀들에게 건강해라. 공부 잘해라. 착하게 살라고 덕담을 하면서도 정작 선거 때만 되면 청도군에서처럼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부모님들이 이제는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원군선거관리위원회 관리계장 안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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