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남기창ㆍ전 청주대 교수 환경공학

▲ 남기창ㆍ전 청주대 교수 환경공학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하나의 교훈으로 간직해야 할 안타까운 사실이 있다.

6·25전쟁 당시의 대한민국 국민은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뼈 아픈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삶을 살았던 그 당시 참상의 사실과 함께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가슴 아픈 내용이 남아 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싸우다가 목숨을 잃었거나 북한의 포로가 되어 지금도 그 분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

국군 포로가 대한민국의 품으로 오기 위해 북한을 탈출, 중국 땅에서 귀환 허가가 날 때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의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아직도 북한에는 국군 포로가 수용소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과 이 분들이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에 즈음하여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다른 문제들과 접근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에 식량뿐만 아니라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자. 아무 죄도 없는 같은 동포가 이 시간에도 굶어 가고 있는데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보고만 앉아있을 수 없지 않은가라는 인도주의적 생각.

둘째, 당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 동기가 순수한 '통일 염원'이기 때문에, 구속된 사람들을 하루 빨리 석방해야 한다는 겨레사랑의 감상주의에 대하여 논란이 있었다.

이 두 가지 내용들은 논리상 나무랄 데가 없고 많은 사람들에게 호소력도 있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인도적, 민족적 의미에서 굶어가는 동포들을 돕는다는 주장이 옳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또한 정부의 허락없이 북한을 방문하고 온 사람들은 돌아오면 처벌을 받을 것을 알면서, 스스로가 그 길을 선택한 것이지 그런 행동을 요구한 일은 없다.

이에 반하여 돌아오지 못한 국군 포로의 경우는 대한민국의 법에 의해서 징집되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포로가 되었거나 "서울을 끝까지 사수 하겠다"는 대한민국정부의 발표를 믿고 앉아 있다가 납치된 사람들의 경우를 생각해 볼 때 본인의 의사가 무시된 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이제는 무엇부터 먼저 해야 하는지는 너무나 명백하다.

우리에게는 그들을 귀환시켜야 할 절대적 책임이 있으며 우리 정부의 의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휴전 직후 그들의 송환을 요구한 일이 있었지만 효과가 없어서 인지 그 문제는 그 후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이는 우리들의 문화풍토와 사회적 현상에 문제가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지금 이 시간 북한에서 백발이 되어 고향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을 국군 포로를 외면 한 채 겨레 사랑이라고 할 것인가?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국군포로들의 가족은 무엇인가?

인류애 인도주의는 베푸는 정신이라고 한다면 국군 포로와 납치되었던 인사를 돌아오게 하는 것은 우리정부의 진정한 의무이며 책임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그 분들의 희생정신을 무관심하게 외면하고 그 책임을 소홀이 하는 사회라고 할 때 어느 누가 또 다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울 것이며 누가 그런 나라를 사랑 할것인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