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조동욱 충북과학대 교수

원래 대선은 참 재미있는데 작년 대선은 별 재미가 없었다.

한나라당 경선만 재미있었고 이후 본선은 별로 였다.

워낙 뻔한 결과가 예측되니 투표 안 하고 바람 쐬러 갈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해 무엇 하랴.

역시 예측대로 부담 갈 표 차이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참여정부등과 달리 이명박이란 이름 자체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 이명박 정부로 칭한 정부가 시작되었다.

우선적으로 대통령직 인수위가 출발하였는데 어째 좀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수위는 말 그대로 조용히 지난 정권의 일들을 인수하고 당선인에게 현 상황과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해 주는 것으로 일을 마쳐야 하는데 어찌나 요란했는지 정신이 다 없었다.

인수위원장께서 '오렌지(orange)'를 '아륀지'로 표기하자는 것부터 시작해서 인수위가 어디 안 끼는 곳이 없고 어디 안 간섭하는 것이 없더니 기어코는 취임도 하기 전에 벌써 이명박정부가 몇 년이 지난 것 같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이 좀 이상하게 느껴 질 정도였다.

대선이 끝난 후부터 바로 공천과 관련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고소영과 s라인, 강부자, 강금실등의 신조어가 난무하면서 우리들을 피곤하며 슬프게 만든다.

심지어 통합민주당으로 나서면 백전백패요,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백전백승 같았던 금년 총선 분위기도 달리 돌아가는 것이 피부에 느껴지기 시작한다.

급기야 우리 지역도 다른 당으로 출마 할 것 같아 보였던 통합민주당 분들이 그대로 통합민주당으로 출마하시겠다고 남는 모습들을 보니 돌고 도는 게 민심인 것 같다.

뻔한 총선이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총선판이 재미있게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배가 뜨기 위해서는 물이 차야 하는데 밀물을 썰물로 만들어 버리니 이를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랑이 저랑되고, 저랑이 이랑 되는 것이 자연 섭리이고, 정권이나 건강이나 재산이나 잠시 나에게 머무르다 가는 것인데 내가 상대를 섬기고 좋은 마음먹고 살면 나에게 머무는 기간이 긴 것이고 아니면 금방 떠나가는 것이 민심이요, 재산이다.

가뜩이나 잃어버린 10년을 보상해 준다하여 기대치가 큰 상황이라 더 더욱 조심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벌써 민심이 변하는 모습을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

초심을 잃지 않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라도 5년 후 존경 받으면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유치하지 말았으면 한다.

야당과 친구가 되고 당내 다른 계파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으면 한다. 우선 대선 시 함께 경쟁했던 정동영후보 소환 조사, 공천과 관련된 당내 불협화음, 고소영, 강부자, 강금실 등과 같은 뉴스가 안 들려야 한다.

이런 뉴스가 들리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유치하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신념, 희망, 사랑으로 가득 차 있고 노여움, 탐욕, 죄책감, 시기심, 복수심을 찾아 볼 수 없는 정부였으면 한다.

그리고 누누이 우리들을 섬기시겠다고 하셨으니 국민 모두의 심부름꾼이 되셔서 국민들 마음속에 정상으로 우뚝 서셨으면 한다.

근래 읽은 글 중에 '당신은 정상에 서 있습니다'라는 글을 각색해 보고자 한다.

베푸는 것과 용서에서 오는 이익은 길고 받는데서 오는 이익은 짧은 것임을 이해하는 당신, 용서하는 마음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희망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현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당신, 최종적으로 당신의 육체와 정신과 영혼의 능력을 국민들의 영광과 이익을 위해서 쓸 때 당신은 정상에 서 있습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가 강부자와 강금실로 바뀌지 않는 정부가 되어 역사상 진정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정부와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조동욱 충북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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