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에] 김진열ㆍ김 기정의학과 원장 기고

머리가 아프다고 찾아온 한 50대 초반의여자 환자가 찾아왔다.

다른 증상으로는 가슴 답답함, 가슴에 불이 치미는 느낌을 호소한다. 기력도 없고 매사에 의욕도 없고 자꾸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단다.

우울하다고 한마디 하지 않았지만 이분은 우울증 환자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 심해

동양 문화에선 서구와 다르게 우울증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의 화병이다. 파푸아 뉴기니 같은 섬나라에선 우울증이란 말이 아예 없다고 한다.

그만큼 우울한 양상은 문화적인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연령에 따라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소아기에는 학업성적이 떨어지고 친구와 어울림이 적어지고 복통 등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거나 과식을 해서 뚱뚱해지거나 식욕저하로 발육이 늦어지는 등 소극적 양상이지만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학업 성적의 저하, 기분 변화가 심하거나 짜증을 잘내거나 심지어 가출, 비행, 본드흡입, 인터넷 중독 등의 양상을 보인다.



남녀간에는 임상적 증상의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더 많이 우울증이 생긴다.

호르몬 같은 생물학적 차이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불리한 사건을 접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일 수도 있다.

노년이 되면 우울증의 양상이 기억력 감퇴나 기력저하, 몸이 아프다거나, 건강염려증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치매의 초기 증상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이렇게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것이 우울증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만 든다면 경제적 어려움, 남편의 외도나 무관심, 잦은 음주와 폭력, 사랑하는 자녀들의 반항과 비행, 시부모의 몰이해와 가족내 고립 등이 있다.

어떤 경우는 이유가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전자를 반응성 우울증이라고 한다면 후자를 내인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체질적 우울증이라는 것이다.간단하게 말해서 생물학적으로는 뇌 속의 미량 물질인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변동으로 우울증이 온다고 한다.

실제로 항우울제를 써보면 우울증이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정신분석 관점으론 어린 시절의 충격이나 생활사건이 무의식 혹은 내재기억으로 남아서 후에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을 만든다고 한다.

이런 우울증의 결과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수많은 사람이 사고를 당하고 자살을 하고 이혼을 하며 가족과 인간관계를 망가뜨린다.



잦은 음주ㆍ약물중독 우려 심각


잦은 음주와 약물 중독의 우려도 심각해진다.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가족의 피해는 심각하다. 자녀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병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하는데 비하면 아직 소수라는 것이다.

적절히 도움만 받으면 이런 어둠의 터널 같은 시간에 밝은 빛을 줄 수 있는 데 말이다.

건전한 생활 말고는 다른 예방책은 없지만 일상에서 감기를 치료하듯 흔히 접하는 우울증은 가까운 신경정신과에서 상담하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 간단한 검사와 약물치료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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