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 양승돈 원광대 교수ㆍ음악학ㆍ청주 앙상블 휴 리더

▲양승돈교수
곤충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나비가 날기 위해서는 항상 30도의 체온을 유지해야 된다고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찮은 곤충에 불과한 나비도 비상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무엇인가를 준비 한다는 것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그 무엇인가를 위한 때를 기다리는 것은 서두르지 않음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좋은 연주가들은 그들만의 변화와 혁명을 통해 화려한 비상을 꿈꾼다.

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연습과 도전이라는 자기와의 치열한 싸움으로 극복해 나간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더 큰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은 ‘버터플라이 효과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청주의 나비가 날개짓을 할 때 그 작은 움직임이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허리케인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 원리가 그것이다.

연주자들은 자신이 속한 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틈새를 넘나들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예술 행위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틈새를 파고 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그들은 자신만의 악기로 음악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훌륭한 연주가가 되기까지 유학과 같은 준비과정을 밟는다.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우치게 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음악이 인간 사회와 동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음과 음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듯 사람과 사람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필연적으로 문화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은 어떠한 사회의 문화 수준을 말해주는 여러 척도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클래식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는 않는다. 분명한 문화 현상의 하나임에도 이 장르는 소수의 음악이 되고 있다.

몇 몇 슈퍼 스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연주자들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으며 이런 현상은 단순히 실력 이상의 다른 요소들이 존재하며 어떤 의미로는 연주 행위 자체보다 더 많은 것을 결정 지을 수도 있다.

클래식 문화의 중심이 원래 한국이 아니었기에 우리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방법론에 의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는 거의 클래식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

그런 이유로 지방의 연주가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은, 무대는 더 넓은 열린 시각과 진취적인 사고를 요구한다.

그래서 지방의 연주가들은 변화와 혁명을 성공시킬 스스로의 비상을 위해 더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 연마를 통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해야 하고 새로움을 겁내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상품(레파토리)을 개발하는 한편 그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 하겠다.

다른 길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진취성으로 무장한 연주가가 많을 수록 혜택,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는 지방의 음악계는 점차 활성화되고 그 미래는 매우 희망적으로 변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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