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곽의영 충청대교수ㆍ관광경영학



▲곽의영 교수
지난 번 KOTRA가 발표한 주요국 2만 달러 달성전략보고서에 의하면 2만 달러 고지에 오른 19개 선진국들은 노사관계 안정을 첫째 조건으로 들고 있으며, 조사대상 19개국 중 아일랜드,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일본 등 7개국에서 노사화합이 2만 달러 달성의 핵심조건으로 지적되었다.

80년대 중반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강력한 노동조합을 비롯한 기득계층과 맞서 싸우면서 법과 경쟁원칙에 의해 영국경제는 되살아났다.

반면 독일 경제의 침체는 91년 통일 이후 막대한 통일비용 부담이 그 원인이기도 했지만, 노조공화국이라 할 정도로 강력했던 노조 등 기득계층의 폐해가 누적된 탓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독일은 2001년부터 각종 노동개혁법을 추진했고, 2005년 11월 취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노동개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 업계의 경우 회사 측이 이를 악물고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와중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복지 개선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국에 진출한 도요다, 혼다, 현대자동차 등 아시아의 글로벌 기업들은 노조 없는(Union free)생산기지를 만들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경제의 민주화가 헌법에 명시된 이후 국가의 경제정책이 지나치게 분배에 신경을 쓰면서 노조가 강력한 이해집단으로 대두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는 환란 전 연간 8%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4%대에서 헤매고 있고, 연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이던 투자는 2000년 이후 연간 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11위였던 경제규모(국내 총생산 기준)는 2006년 중국(6위), 인도(10위), 브라질(11위) 등 신흥경제대국들에 추월당한 채 12위로 밀렸다.

오늘 날 세계화의 진전으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앞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면 우리는 그 자리에 머무를 수조차 없게 되었다.

왜냐 하면 거세게 쫓아오는 후발 개도국들에게 따라 잡혀 뒤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관계안정화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노사관계안정은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므로 국가적으로 성장 동력의 주체인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도모하는 길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6년 세계 경쟁력 평가에서 61개국 중 한국이 38위이고 그 중 노사관계는 61위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주요한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어왔으며, 대립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오늘날과 같이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서는 무엇보다도 노사관계안정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이제는 노사 모두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진정으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순수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한편 기업은 노조에 대해 일관성 없는 임기응변식 노무관리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도 합리적 노무관리를 실천함과 동시에 원칙과 상식의 틀 속에서 노사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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