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변광섭ㆍ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팀 총괄부장

세느강이 흐르는 낭만의 도시 파리, 도쿄의 메이지 신궁, 캐나다의 메이플 트리(Maple Tree), 그리스 아테네, 뉴욕의 센트럴 파크... 이들 도시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름답고 멋진 조경과 도로, 깨끗한 도시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청주의 가로수길도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녹색도로 중 하나다.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시내 입구까지 5Km에 달하는 왕복 4차선 도로에 2천여본의 플라타너스가 계절마다 각기 색깔을 달리하며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추억을 주고 있다.

봄에는 파릇한 새싹을 바라보며 봄의 생기를 느낄 수 있고 새싹들 사이로 보일 듯 말듯 푸른 햇살은 청춘을 노래하기에 충분하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으로 4차선 도로가 터널로 변신하는데 이곳을 달리다보면 그 시원함과 아름다움에 온 몸이 짜릿할 정도라고 한다.

가을에는 휘날리는 낙엽들 사이로 만추(晩秋)의 그윽함에 빠져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하얗게 옷을 갈아입은 모습이 일품이다.

문화 감성 넘치는 도시 원동력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청주의 가로수길을 한편의 드라마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며, 인간의 생로병사와 우주의 법칙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고 예찬한다.

길이 아름다우면 도시가 아름답다. 우리나라 전체 도시 면적 중 도로가 차지하는 면적은 대략 20% 정도.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나무에서 뿜어져 오는 신선한 공기로 인해 시민들이 보다 건강할 삶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이상기온으로 인한 한여름 찜통더위도 해결할 수 있으며, 회색도시를 녹색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문화와 감성이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전주시는 전주IC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전주 녹두길과 월드컵로의 인도 양편 15km에 150억원을 들여 녹색터널을 가꾸고 있으며, 춘천에서는 호반의 아름다운 도시,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도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아름다운 녹색도시를 가꾸기로 하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하천이 생태형 하천으로 복원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서울의 경우 청계천 복원과 함께 주변의 하천을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재천 안양천 등 서울과 수도권의 5급수의 하천이 2급수로 맑아졌고, 사라졌던 동식물들도 하나 둘씩 되돌아오고 있다. 너구리까지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청계천은 자연친화적인 하천에 문화공간까지 곁들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돋움 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된 이후 지난 한 해 동안 이곳을 다녀간 사람이 1천만명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인간미 넘치는 문화도시를 추구하고 있으며,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연계시켜 랜드마크화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다양한 숲 문화공간 제안

이제 우리도 문화와 낭만이 넘치는 푸른 도시를 만들어 보자. 발 닿는 곳마다 힘찬 맥박 소리가 들릴 수 있는 멋진 공간을 만들어 보자. 눈이 맑아야 마음이 고운 법이다.

학교숲 가꾸기와 녹색도로 가꾸기, 그리고 아파트 숲 가꾸기 운동을 제안한다. 삭막하기만 하던 학교공간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자생화를 심고, 연못을 만들어 학생들의 자연학습공간이자 체험장으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와함께 삭막하고 획일화 된 아파트를 생태와 녹색공간으로 재생하고 도로 곳곳을 다양한 숲과 문화공간으로 리매핑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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