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로 마지막 10차사건 공소시효 만료후 1년

"형사로서 지울수 없는 오점을 남겼던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인데 이번에는 연쇄실종사건이 발생해 죄스러울 뿐입니다. 후배들에게 너무 큰 짐을 떠넘긴 것 같아 수사팀에 백의종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본부 전임관(수사총지휘자)이었던 정석준(69) 전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 못해 연쇄실종사건까지 이어진 것같다"며 무능을 자책했다.

2일이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지 1년이 된다.

시효가 끝나 잊혀질만도 한 사건이지만 지난해 12월-1월 행방불명된 부녀자 3명의 휴대전화 전원이 모두 화성시 비봉면에서 끊겨 '화성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으로 명명되며, 세간의 관심을 다시 끌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소재이기도 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86년 9월 15일-91년 4월 3일 화성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 태안읍사무소 반경 3㎞내 4개 읍.면에서 13-71세 여성 10명이 잇따라 살해된 사건이다.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13)양이 살해된 8차 사건은 인근의 농기계수리센터 종업원이 범인으로 밝혀지고 범행수법이 달라 엄밀한 의미의 연쇄살인사건 범주에서는 제외된다.

살해수법은 대부분 스타킹이나 양말 등 피해가 옷가지가 이용됐으며 교살이 7건, 액살(손 등 신체부위로 목을 눌러 죽임)이 2건이고 이중 음부난행도 4건이나 됐다.

범인은 버스정류장에서 귀가하는 피해자 집 사이로 연결된 논밭길이나 오솔길 등에 숨어있다 범행했으며 흉기를 살해도구로 쓰지 않았다.

성폭행피해를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으로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이었고, 4,5,9,10차 사건 용의자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확인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었다.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이라 동원된 경찰 연인원이 205만여명으로 단일사건 가운데 최다였고 수사대상자 2만1천280명, 지문대조 4만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했던 화성경찰서는 공소시효가 이미 끝났지만 안녕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유지하고 형사과 강력3팀을 전담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강력3팀 안광헌(57)팀장은 "살인마에 대한 공소시효는 적용되지 말아야하고,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더라도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며 "일말의 단서라도 잡히면 재수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요즘 들어 이렇다할 제보가 없어 사실상 수사를 접고 있는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안 팀장은 또 "화성에서 강력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에서 연쇄살인사건을 거론하며 대서특필하는 면이 있어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연쇄살인, 연쇄실종사건을 모두 해결해 화성은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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