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이백하선생이 썼다

파고다공원서 낭독된 선언서가 길어 새로 써

천안 향토사학자 신상구씨 주장 … 학계 관심



항일독립투사 이백하 선생(사진)이 기미년 아우내장터 만세운동 당시 낭독된 독립선언서를 구국회 명의로 자체 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천안지역 향토사학자인 신상구씨(57·천안중학교)는 항일독립투사 이백하(1899-1985) 선생의 외아들인 고 이은창(2002년 타계)씨가 1977년 7월1일자로 국가보훈처에 제출한 항일독립투사 이백하옹의 공적조서에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 선언된 독립선언서는유림 대표인 이백하 선생이 구국동지회 명으로 자체 제작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록에 따르면 아우내 장터 독립만세운동의 종합적인 기획은 이백하 선생이 맡았고 자금 관계는 주로 유관순 열사의 숙부인 유중무(柳重武) 선생이 맡아 처리했다.

특히 독립선언서는 기미년 3.1일 서울 피고다공원에서 선언된 최남선(崔南善,1890-1957) 선생과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사가 기초한 독립선언서가 너무 길어 그것을 참고해 이백하 선생이 직접 제작하고, 이백하 선생과 절친했던 조인원(趙仁元) 선생이 기미년 4월 1일 오후 13시에 아우내장터에서 낭독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씨는 "파고다공원에서 낭독된 독립선언서가 아우내 만세운동에서도 낭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독립선언서가 자체 제작돼 낭독됐다"며 "기미년 3.1운동 당시 지방에서 독립선언서를 자체 제작해 선언한 곳은 경상남도의 함안과 하동을 비롯해 3-4곳에 불과하다"고 발혔다

그는 이어 "이백하 선생이 기초한 독립선언서는 한국의 항일독립운동사상 아주 드문 실례로 그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에 아주 중요한 향토 사료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우내 만세운동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백하 선생은 1899년 천안 성남면에서 태어났고 아우내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2년간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한 뒤 해방 이후에는 충북지역에서 교사를 하면서 후진을 양성했으며 1985년 타계했다. 그는 1990년 국민훈장 애족장을 받았고 1994년 9월9일 충북 충주시 금릉동 묘지에서 대전 국립묘지로 이장됐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