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가로수 괜찮은가 下

▲청주시 휴암동 가로수길 옆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여름철이면 담을 넘어온 방패벌레와 그 배설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어 수종갱신과 '청주의 명물' 유지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청주 가로수길 전국적 명성과 달리 인근 주민들 해충과 질환에 시달려


청주 '가로수길'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도로변 일부 주민들은 가로수길의 영광과는 반대로 버즘나무(플라터너스)가 주는 여러가지 불편에 시달리고 있어 주민고통 해소와 명물보전이라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로수길'은 지난 1960년대 조성을 시작해 꾸준한 관리로 수령 50여년이 넘은 버즘나무 6000여주가 장관을 이루는 명소로 알려져 왔다.

특히 국내 자동차회사의 광고 영상에 자주 등장하면서그 자체만으로도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물론 청주의 이미지를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부에 비쳐지는 좋은 인상 이면에는 버즘 나무로 인한 근처 주민들의 고통은 간과되어왔다고 지적한다.

강서 1동에 거주하는 김모씨(72)는 "봄 여름이면 가로수길의 버즘나무로 인해 눈병과 코질질환을 앓을 때가 많은데 특히 아이들이 심하다"며"나무를 다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호소했다.심지어 2년전 동네 유지들이 가로수길의 명소화를 위해 추진한 가로수길축제 개최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아 이들 수종을 모두 베어버리고 다른 나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고유의 수종도 아니고 방패벌레와 열매의 섬유질이 흩날려 각종 눈병과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만큼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좋은 나무도 많은데 하필이면 버즘나무냐는 지적이다.

또한 주민들의 고통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늦여름부터 가을이 다 끝나갈 무렵까지 하늘에서 우박쏟아지듯하는 방패벌레와 이들의 배설물로 인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하루 종일 빗자루로 쓸어도 쓸어도빗방울 떨어지듯 하는 송충이처럼 작은 벌레를 막을길이 없어 동네 사람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심지어 어린애들은 벌레가 무서워 밖에도 나가 놀지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김모씨(72·여·충북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는 방패벌레가 진저리가 난다며 지난 가을을 이렇게 회고했다.

또 "이 동네 앞 가로수길 버즘나무에서 떨어지는 송충이들 때문에 하루에 수십 차례 길을 쓸고 있다"며 "동네 어떤 아가씨는 송충이가 무서워 출근도 못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 마을 김모씨(54·여)는 "송충이가 높은 나무에서 뿌리는 배설물이 바람에 날려 울안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빨래를 널지도 못하고 고추 같은 농작물을 말리지도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며 "심지어는 송충이같은 벌레가 현관문 안으로 기어 들어오고 있어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패벌레가 넘쳐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청주시가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데 있다고 주민들은 지적한다.

일년에 보통 3~4번은 소독을 해야 하지만 제때 이뤄지지 않고 소독차량에서 뿜어대는 살충제가 나무30m 가까이 자란 나무에 제대로 살포되지 못하고 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불편은 인정하지만 청주시의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해 참아줄 것을 당부해 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해 서울 구로구청이 공원의버즘나무를 모두 이식하고 대신 국내 수종인 왕벚나무로 교체했다.

전주시에서도 계속된 민원으로 약 1000여그루에 대한 수형조절을 했다.

지난해 국립수목원에서는 버즘나무 방패벌레가 창궐한다며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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