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지역구 반발 잇따라… 무소속 출마 엄포도

충북내 한나라당 공천 갈등이 갈수록 태산이다.

공천이 확정된 후보에 대해 재심을 요구하는가 하면 낙천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이것도 모자라 상복까지 등장하는 등 당내 내홍이 폭풍전야를 연상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안강민 위원장)가 충북 제천·단양 지역구에 송광호 전 의원을 공천자로 발표하자 이 지역 이근규 예비후보 일행 등 핵심 당원은 지난 4일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한나라당 당규 3조 2항과 관련한 도덕적 검증을 요구하는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인명진 윤리위원장을 만나 "당헌 당규로 공천을 제한하고 있는 불법정치자금에 의한 벌금형(벌금 1000만원, 추징금 3000만원)전력의 문제있는 송 후보가 공심위에서 아무런 논란없이 공천이 확정된 것은 공심위 검증과정이 허술했다는 반증"이라며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특히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쳐 공천자가 결정돼야만 당원과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의신청서를 검토한 인 위원장은 "송광호 후보의 불법정치자금 수수사건과 2004년 9월의 벌금형 처벌에 관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철저히 도덕적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들은 이의신청서에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에서 송광호 당시 자민련 국회의원의 불법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한 사건에 대한 발표내용(2004년 5월 12일자 동아일보 보도) 등을 첨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 흥덕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준환 예비후보도 6일 "낙천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며 공심위의 철저한 친박인사 배제를 강하게 힐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충북도청 기자실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이제 밀실, 편파, 친박죽이기 공천을 멈춰야 한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김 후보는 "10여년 전 한나라당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져 있을 때 입당해 당의 재건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흥덕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박근혜 후보 선대위 충북본부장을 맡이 열심히 발로 뛰었으며, 박 전 대표가 경선 패배를 깨끗이 승복했을 때 이명박 후보 충북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온 몸을 던졌다"면서 "그 결과 당 기여도 1위, 인지도와 지지도 1위, 당선가능성 1위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얻었다"고 자신의 공천내정 당위성을 역설하면서다.

충주지역 전략공천자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이 내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같은당 소속 맹정섭 예비후보는 상복을 입고 즉각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충주를 위해 슈퍼마켓, 점방 하나도 기여하지 않은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내 고향이 충주'라며, 완장차고 나타나서 사약을 제게 건넸다"고 맹비난했다. 불북 방침 역시 분명히하면서다.

이처럼 충북내 한나라당의 내홍이 계속되자 중앙당을 비롯한 도당은 정작 중요한 본선에서 자당 소속 후보들이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고 있다.

중앙당 한 관계자는 "할말이 없다. 공심위 결정을 누가 뒤집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이 걱정될 수 밖에 없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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