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에] 윤의상ㆍ변리사,한울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윤의상ㆍ변리사,한울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아래에 소개하는 시는 "내 청춘에게 고함" 이라는 제목으로 딸아이가 작년 학교 축제에 출품하였던 것을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저작 재산권을 인수한 것이다.

이제 막 땅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비상할 듯 이파리를 펼친

새싹 같은 내 청춘에게 고한다.

차가운 바람에 줄기가 흔들리더라고

뿌리만은 굳건히 스스로를 지키라고


어린 요리사의 칼날같이

다듬어지지 않아 불안한 내 청춘에게 고한다.

나의 헛된 손놀림으로 남에게 상처주지 말고

나의 어리석음과 잘못된 생각을

과감히 베어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수없이 나를 유혹하고 위험하게 할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길을 잃은 어린아이 같이

위태로운 내 청춘에게 고한다.


많은 선택의 갈림길 속에서

내가 원하는 꿈이 있는 그 길이

덩쿨의 가시가 번뜩이며 나를 노려보고 있다 해도

망설이지 말고 앞으로 당차게 뛰어가라고.


지금 머리를 감싸 쥐고

이 시를 쓰고 있는 열여섯 나에게 고한다.

어떤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내 청춘을 위해

땀과 눈물을 아낌없이 흘릴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도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뜨거움을 온몸에 품고

영원한 청춘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라고.

- 윤 희 수 -



특허 등 산업 재산권 분야를 다루는 일을 한지도 20여 년이 돼간다. 지난 1987년 시험에 합격하여 고용변리사로서 7년 여를 보내고 세 명이 의기투합하여 동업으로 사무실을 열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2년도 되지 않아 각자의 길을 선택한 후 독립하여 사무실을 운영한지도 10년이 됐다.

시험 공부기간 까지 합치면 25년여를 특허법과 살아왔으니, 외길의 뿌리를 굳건히 지킨 것인지, 의뢰인과 기술내용을 검토하면서 특허 가능 여부를 알려줄 때 특허 받을 수 없는 기술이라고 설명해주면 "왜 안되느냐"고 항의하며 화를 낼 때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니었는지 뒤돌아보고 번복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는지 궁금하다.

시험공부 할 때 웬 병아리 감별사를 하느냐고 주위에서 놀릴 때 그래 두고 보자며 한 길을 걸었으니 망설이지 않고 당차게 뛰어간 것은 사실이다.

서울에서 개업 후 청주로 온지도 9년이 돼간다.

지난 10여 년 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건을 접해 봤다. 기술 하나로 굉장히 많은 돈을 투자 받은 이도 있었고 특허분쟁에 휩싸여 곤란을 격은 이도 있었으며, 말도 안되는 기술로 억지를 쓰던 사람, 같은 기술이 한국에서는 특허 받지 못했지만(일본문헌과 비슷) 미국에서는 특허가 받아들여져 웃었던 일, 고의로 부도내고 외국으로 잠적한 사람, 발명에 미쳐 가산을 탕진한 사람,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된 기술이 미국에서 특허 받았다고 방송국을 찾아다니는 사람…

이제 다시 1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어떤 사람이든지 그 사람의 기술을 보호해 주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하고자 한다.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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