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민숙영ㆍ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청주시내는 요즘 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이 실시한 아름다운 꽃길 조성에 힘입어 환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떤 곳은 주민자치위원회이름으로 또 어떤 곳은 무스무슨 상가나 단체이름이 새겨진 화분이 도로를 장식하고 있다.

화분에 심겨진 꽃 모종을 모노라면 앞으로 이들이 꽃을 피워 온 도로를 물들일 것이라는 생각에 금새라도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얼마전 횡단보도와 건널목이 있는 4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한 학생이 난감해하는 것을 목격했다. 꽃길 조성을 위해 내다놓은 화분이 건널목과 인도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은 자전거를 타고 큼지막한 화분 사이를 빠져나가려다 걸리자 다시 내려 횡단보도 아닌 쪽을 돌아서 갔다.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사람들도 지나치게 좁게 난 통로를 빠져 나오느라 신호등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신호 대기중이던 자동차가 없어서 서두르지는 않아지만 불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횡단보도는 사람들이 교통신호에 맞춰 목적지에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특히 횡단보도와 인도사이에 언덕을 없애고 장애우도 쉽게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런 곳에 화분을 놓아두면 당연히 소통에 지장을 받게 마련이다. 장애우들은 일반인들이 우회해서 인도로 올라갈 수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이 아니면 인도로 올라서지 못한다.

꽃은 누가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러한 꽃길을 조성하는 분들의 노력은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화분이 몸이 불편한 분들이나 자전거의 통행을 방해한다면 서운할 수 밖에 없다.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인도와 횡단보도가 만나는 곳은 가능하면 피하고 옆 한적한 곳에 설치해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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