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협상원문 특위에 다음주 공개"

▲ 한덕수 총리가 25일 오전 한미 FTA 협정문 초안의 빠른 공개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총리실을 항의 방문한 한미 FTA 협상 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의원들과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비판적인 국회의원들이 정부중앙청사에서 설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25일 중앙청사에서 열린우리당 김재윤, 유승희, 민생정치모임 김태홍, 최재천, 정성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 '한미 FTA 타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의 방문을 받았다.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지난 20일부터 국회에 협상결과를 담은 협정원문을 제한적으로 공개한 것이 입법부의 권한 침해라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영어로 작성된 협정원문을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서만 열람케 하고, 메모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데 대해 "그런 방식으로 원문을 공개하는 것은 국회를 잠정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알려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최재천 의원은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헌법적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민주주의의 위기국면"이라고 따졌다.

그러나 한 총리는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 총리는 정부가 협정원문을 제한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지금은 초기적 단계의 열람이고, 5월 중순부터는 한글본과 영문본, 협정을 구성하는 관련 문건을 함께 공개하고, 인터넷에도 띄울 것"이라며 "정부가 최대한 노력해 이런 조치를 내렸는데 '지금 하지 않는다'고 야단치니까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행정독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정부로선 사실 드릴 말씀이 없다. 그렇다면 열람하시는 곳을 폐쇄하시든지 하세요"라고도 했다.

한 총리는 국회 일부 상임위가 5월초부터 한미 FTA 청문회를 개최키로 한 데 대해 "청문회라는 공식적인 회의를 하려면 협정이 체결된 뒤에 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라며 "한글본 협정문도 나오지 않는 5월초에 청문회를 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또 "청문회를 하니까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태홍 의원은 "(공무원이) 스트레스 받을 때는 받아야 한다"고 맞받아친 뒤 "오늘 총리하고 이야기해서 과실을 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여기에 왔다는 것, 사진찍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심 의원은 "총리가 말을 가로막는 기술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부터 시작된 한 총리와 '시국회의' 소속 의원들간 면담은 한 총리의 외부 오찬 약속으로 40여분 만에 끝났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