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망 피하기 수법 주목‥수사확대



병역특례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회재)는 1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61개 업체중 일부가 병역특례자에게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한 대가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회계 장부를 분석중이다.

검찰은 일부 특례업체에서 병역특례자가 받아야 할 월 100만~200만원대의 월급이 상당 기간 지급되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업체 대표와 병역특례자 등을 소환, 경위를 캐고 있다.

검찰은 특례자로 채용해 주는 대가로 금품이 오가는 대신 급여를 받지 않는 이른바 '무임금 노동'이란 신종 수법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형태로 대가 관계가 형성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또 돈이 적극적으로 오가는 것 외에 소극적으로 월급을 주지 않으면서 대가를 챙기는 곳도 몇곳 발견해 급여 지급 상황을 광범위하게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61곳에 포함된 모바일 게임개발업체 I사의 운영자이자 Y실업축구팀 단장인 C(31)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C씨의 신병을 확보, C씨가 사기 혐의 외에병역특례 비리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아들을 축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시켜 주겠다'고 속여 학부모들로부터 3회에 걸쳐 1억300여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C씨를 구속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채용 청탁을 받아주는 대가로 해당 업체와 거래에서 단가를 낮춰주는 등의 편법이 사용된 정황과 지정업체가 특례자를 다른 회사에 파견하는 등 편법 근무를 시킨 단서도 포착했다.

검찰은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사설학원을 대상으로 병역특례를 불법 알선해 주는 브로커가 활동하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날 7개 업체 관계자 18명을 추가로 불러 조사했으며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업체는 압수수색을 실시한 61개 업체 중 13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검에서 파견된 회계분석팀 수사관 3명을 중심으로 비리에 연루된 업체대표와 특례자들의 부모 등 관련자에 대한 본격적인 계좌 추적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병무청은 검찰과 별도로 문제가 있는 업체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비리 단서가 포착되는 대로 자료 제공 등 공조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최근 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인 61개 업체 중에는 전문연구요원을 채용한 연구소 3곳 등이 포함돼 있으며 유명 탤런트의 남편이자 가수 출신 K씨가 운영하는 결혼준비업체 A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사 측은 "2년 전 특례자로 채용한 직원 1명이 병가를 내고 계속 출근하지 않아 골치를 앓아 왔다"며 "이 문제로 검찰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공정하고 확실하게 특례자를 관리해 왔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으며 검찰 수사에서 결백함이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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