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년3개월만… 위로금 등 32억 지급안 가결



벼랑 끝 대치로 일관했던 하이닉스와 매그나칩반도체 청주사업장 옛 하청업체 노조 사태가 2년 3개월여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청 노조원 72명이 3일 자체 찬반 투표를 통해 하이닉스 측이 제시했던 '32억 원 지급안'을 가결한 것.

앞서 하이닉스와 하청 노조 대표는 지난달 말 경기도 이천에서 만나 위로금 24억 원과 재취업비용 8억 원을 일괄 지급하는 내용 등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아직 양측이 사태 해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상생을 유일한 해법으로 본 '윈윈'의 결말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하이닉스의 경우 청주공장 증설 등 수조 원의 투자를 통해 2010년까지 세계 3위 반도체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황에서 하청노조 사태를 외면할 수없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하청 노조원들과는 노사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초기 강경 방침에서 선회해 인도적 차원의 위로금은 줄 수 있다며 다가갔고 결국 협상을 통해 각종 '당근'을 내놓으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하이닉스는 금전적 피해 등 그 동안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지만 일단 시원하다는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 청주사업장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비.경호원 고용 등으로그 동안 140억-150억 원을 썼고 거의 매일 열린 크고 작은 시위로 회사 이미지도 손상된 것이 사실"며 "개인적으로는 사태가 수습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하청 노조 측이 청주사업장 입구에 친 천막을 거두고 플래카드 등도 철거할 경우 출입문 개방과 함께 외부 경비 요원들을 돌려보낼 계획이다.

하이닉스의 불법파견 근로 중단을 요구하며 돌입한 파업에 하청업체가 직장 폐쇄로 맞서자 2005년 1월 18일부터 하이닉스를 상대로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 왔던 하청 노조 측도 '메아리 없는' 싸움보다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청노조 사태에 깊숙하게 관여했던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사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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