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5월 14일

최근, 한나라당의 내분 사태로 그다지 주목을 끌진 못했지만 눈길이 가는 소식이 하나 있었다.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금산·계룡)이 국민중심당을 탈당하고 4년 6개월여 만에 민주당으로 다시 간 일이다. 민주당 복당으로 이 의원은 7번이나 당적을 옮긴 기록의 보유자가 됐다. 물론, 이 기록은 이 의원의 행보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지도 모른다.

이 의원은 "충청민심은 작은 지역주의에 매달려 캐스팅보트 정치나 하라는 뜻은 아니다"고 중심당 탈당 배경을 밝혔다. '중심당이 아직 중도개혁주의 정당 참여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의 대동단결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역사적 소명을 받드는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 한다"고 입당의 변을 밝혔다.

이 의원의 말은 듣기엔 그럴 듯한데, 참 염치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중도개혁세력의 대동단결'이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 의원이 누구인가. 이 의원은 지난 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회창씨에게 지자 당을 뛰쳐나왔다.

이 의원은 탈당 후 국민신당을 만들어 15대 대통령선거에 나섰다가 참패했다. 그 때부터 그에게는 늘 '경선 불복'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이 의원은 대선 참패 후 민주당에 합류, 다시 대통령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뒤지자 경선을 거부하고 16대 대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다.

올해 1월엔 다시 중심당으로 옮겼다. 두 번이나 대선 후보 경선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분열'의 중심에 서있던 정치인이다.

그런데, 지금 '대동단결'을 말하고 있다. 말장난이 아닌가.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대권욕에 사로 잡혀 경선에 불복한, '정치 도의가 없는 정치꾼'으로 기억할 뿐이다.

'이인제 학습효과'란 말이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가. 명분도 없이 이당 저당 떠돌게 아니라 조용히 자숙하면서서 국민이 용서해줄 때를 기다리는 게 그나마 도리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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