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시리즈 - 화목한 가정 (下)

4代가 함께사는 청주 분평동 이홍재씨 가족



"할아버지,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지난 4일 막내 아들의 딸 돌잔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손자들이 인사를 드렸다.

전직 공무원인 이홍재씨(67)는 청주 분평동에 살며 아래로 3남매와 손자를 두고 위로 노모를 모시고 있다.

아쉽게도 구순(九旬)노모는 작년 11월 급후진 차량에 치여 병원에 있어 증손녀 돌잔치에 오지 못했다.

이씨는 이른바 '자식농사'를 잘 한 사람이다. 이씨의 큰 아들은 육군 소령으로 직업군인이다. 큰 아들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평소에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분이다.

"형제자매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가정환경을 만들어준 분"으로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 며느리는 천안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있다.

전직 중등교사인 둘째 딸은 아버지가 지은 가훈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를 기억했다. 청소년 상담 봉사활동을 하는 아버지 영향으로 노인급식소에서 밥 퍼주는 일을 자원봉사 하고 있다.

"힘이 들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며 "시작한 일이니 앞으로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의사로 이번 달 천안에서 개업 예정이다.막내아들은 국내 대기업에 근무 중이며 중국 상하이에서 살고 있다.

이씨는 막내아들을 키우면서 적성을 찾아 주기 위한 많은 대화를 회상했다.

특히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때까지 끝임 없이 노력할 수 있도록 조언한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겸손하게 자식농사 비결을 이야기했다.

손자들이 할아버지 집에 올 때면 뒷동산을 산책 하면서 휴지를 줍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 등으로 자연스럽게 남을 위하는 일을 몸에 배게 하고 있다.

이씨는 한국스카웃 충북연맹에서 청소년상담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99년부터 지금까지 상담한 학생이 무려 100여명. 이씨는 가출 청소년을 상담하면서 "그들 가정의 공통점은 부모와 자식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이라며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는 시각이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자녀가 부모를 바라보는 시각이 전통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씨는 끝으로 "부모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으나 무엇보다 자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비결"이라며 살짝 귀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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