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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설립자의 교육사상[기고] 김동길ㆍ前연세대교수ㆍ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김동길  |  ccdailynews@ccdail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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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5.24  1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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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ㆍ前연세대교수ㆍ사단법인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청암, 석정 두 분은 경주 태생이지만 고향에 머물며 부모 밑에서 순조롭게 자라지는 못했다.살림이 어려워져 10살도 못된 어린 나이에 형은 행상인을 따라 청주로 가서 돈을 벌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보호조약을 강요하던 1905년 청암, 석정은 '김원근 상회'를 창업하였고 이들은 곡물상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마땅히 배워야 할 때 배우지 못한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해서 이들 형제는 남달리 교육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청암은 조치원에 중학교 하나를 세우는 것이 꿈이었지만 일제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청암은 청년회장까지 사임하고 동생은 원산 북창동에 '김영근 상점'을 창건하는 등 사업을 더욱 늘려나가 1924년에 대성보통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대성학원이라는 아름다운 금자탑으로 이 땅의 어두운 구석을 밝히는 등불이 된 것이다. 20년 가까이 수업료를 전혀 받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석정선생을만난 김옥길 전 이화여대 총장의 경험담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대학원까지 있는 거대한 교육기관 대성학원을 총지휘하던 선생의 생활은 좁은 단칸방에 아무런 장식도 없는 검소함이었다.

입었던 옷으로 말하면 가난한 시골의 농부차림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선생의 두 눈에는 빛이 있었고 말에는 힘이 있었고, 태도는 의연하고 떳떳했다. 신의를 존중하고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어 후배와 동지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어째서 청암, 석정 두 분이 온 국민의 사표가 될 수 있었는가 하면 남을 속인 적이 없고, 남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나는 한평생 남에게 말로 하지 못할 짓을 한 적은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가. 그런 사람만이 교사가 될 수 있고 스승이 될 수 있다.

두 분은 남들에게 "정직하라"고 하지 않고 스스로 정직하게 살았고, 남들에게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고 스스로 사랑을 실천에 옮겼다.

두 분은 한평생 농사도 짓고 장사도 하였지만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꾸준하게 하고 간 진정한 교사였고 이 겨레 전체의 스승이었다.

공자 사상의 중심은 '인'(仁)이었다.

그의 이념을 이어받은 맹자가 양혜왕을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양혜왕이 "선생께서 이 먼 길을 오셨으니 이 나라에 이익이 될 만한 일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맹자는 그 질문에"왕께서는 어찌 이로운가 불리한가 하는 따위의 말씀을 하십니까.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 이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정신이 원근, 영근 두 분 스승의 교육정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어쨌던 위대한 정신을 지녔던 두 분과 같은 땅에서 태어나 같은 공기를 호흡할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영광이 아닌가.

문제는 우리가 이 두 분의 정신을 본받아 후진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말로만 해서 교육이 되지 않는다.

몸으로 행동으로 실천에 옮겨야만 교육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김원근, 김영근 두 분의 생애에서 배울 수 있었다고 믿는다.



※ 이 기고는 5월22일 청주대학교 개교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청주대학교 설립자 육영사상 조명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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