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추적등 예의주시 … '불똥튈까' 우려

한화그룹이 보복폭행 사건 늑장·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등 후폭풍의 한가운데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김승연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나 검찰로 공이 넘어가자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분위기가 늑장·외압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또다시 얼어붙는 모양새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늑장·외압 의혹을 수사 의뢰받은 서울중앙지검이 특별수사팀을 꾸려 김학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장희곤 남대문서장 등 관련자 5∼6명을 출국 금지하고 계좌추적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자 한화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화측은 검찰이 경찰 감찰에서 진행된 통화내역 조사와 계좌추적 결과를 토대로 △ 한화의 경찰 고위층 로비 △ 초동조사 부실 △ 남대문서 이첩 경위 △ 수사간부와 조폭 회동 등에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기서 예기치 않은 문제가 불거져 더욱 곤혹스런 처지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빛이 역력했다.

특히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경찰청장 출신인 최기문 고문이 출국금지되고한화리조트 K 감사의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하는가 하면 한화증권 Y 고문이 '보복폭행사건' 수사중 동창인 이택순 경찰청장과 통화한 의혹이 드러나는 등 그룹 관계자들이 연루될 조짐을 보이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한화증권 Y고문은 이택순 경찰청장과 고교 동기동창으로서로 자녀 혼사 문제를 얘기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라면서 "이미 확인된대로 Y고문이 이 청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겠으나 으레 친구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그런 성격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금품 등을 제공하면서 로비하거나 청탁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검찰 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다 밝혀질 것인 만큼차분하게 수사 과정을 지켜볼 뿐"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그러나 검찰 수사에서 뜻하지 않은 문제점이 드러나거나 새로운 의혹이 발생할 경우 재차 '뉴스'의 초점이 되면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도덕성에 금이 가는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한 경찰 등 공권력과의 원만한 관계가 필요한 입장에서 이 사건으로 경찰 수뇌부가 흔들리는 등 경찰조직이 애를 먹고 있는 데 대해 불편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