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중앙아시아 이주 70주년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1937년 8월 연해주 등지의 한인 지식인 2천500여 명이 간첩혐의로 체포된 뒤 총살됐다. 그해 9월 나머지 한인들은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중앙아시아행 열차를 타야했다.

1937년 10월29일 작성된 소련의 강제이주 총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총 17만1천781명(3만6천442가구)이 124개 객차에 나눠탔으며 우즈베키스탄으로 7만6천525명, 카자흐스탄으로 9만5천256명이 이주했다.

강제이주는 그해 11월까지 이어졌으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앙아시아의 황량한대지에 내동댕이쳐진 한인들은 콜호스(집단농장)를 이루고 모진 삶을 이어갔다.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한국사립미술관협회(공동대표 노준의ㆍ이명옥)는 5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제1부 '중앙아시아 고려인, 그들은 누구인가'와 제2부 '참여 작가를 중심으로 본 고려인의 예술세계'로 나눠 진행됐다.

제1부에서는 임영상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고려인과 고려인 이야기, 문화콘텐츠'라는 발표를 통해 고려인의 이주 개척사와 중앙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개괄했다.

임 교수는 "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가 한류를 일으켰지만 이제는 다양한 장르로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며 "일방적인 한류에 대한 반발로 야기된 반한류에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신한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사과정인 김스베틀라나 씨와 박 마야 씨는 고려인 콜호스의과거와 현재 모습을 전했다.

김스베틀라나 씨는 "고려인 콜호스의 개념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면서도 "고려사람의 고향과 역사는 콜호스에 있다. 죽어가는 콜호스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제2부에서는 최빅토리아 고려문화중앙협회 산하 화가단체 부회장이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작가의 예술세계를 소개했다.

최 부회장은 "고려인 작가들은 모국의 역사와 민족애, 강제이주의 추억들을 머릿속에 기억하며 늘 탐구의 주제로 삼았다"며 "다양한 작품 속에 이주에 대한 기억과 고통스러운 삶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국교를 맺은 이래 협동 전시가 크게 늘었다"며 "이와 같은 우정과 협력관계는 앞으로도 양국의 예술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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