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협인다라니경이란?>

또 하나의 보협인다라니경 실물이 출현했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보광사 본존불인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 유물 중 하나로 이 경전이 나타난 것이다.

약칭 보협인경이라고 하는 이 경전은 정식 명칭이 `일체여래심비밀전신사리보협인다라니경이다.

풀이하면 모든 부처님의 마음속에 지닌 비밀스런 사리의 보물 상자라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 보협인다라니가부처님 진신사리를 담은 보물 상자라는 의미다.

이 보협인경이 한반도에 출현한 가장 빠른 형태는 고려 목종10년 개성 총지사 간행본이며 그 뿌리는 많은 이가 지적하듯이 중국 오월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오월국 마지막 충의왕 전홍숙은 인도의 아소카왕이 부처 진신사리를 8만4천기의 탑에 나누어 봉안했다는 고사를 본떠 금ㆍ동ㆍ철 등의 재료로 한 소탑 8만4천기를 만들고 그 속에 각각 보협인경을 안치했다 한다.

고려에서도 그 영향 아래 총지사본 보협인경을 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전을 안치한 탑을 보협인탑이라 하는데 그 형식은 매우 독특하다.

국내에서 이런 탑으로는 유일하게 동국대박물관 소장품이 국보 209호로 지정되어 있다.

총지사 간행 보협인경 국내 실물로는 고 김완섭씨 소장품이 있었으나 현재는 행방불명된 상태다. 이와 같은 판본이 일본 도쿄국립물관 오구라 컬렉션에 있다.

이들 고려 간행 총지사본을 전홍숙이 956년과 975년에 간행한 목판본과 형태가 비슷하다 해서 그것을 수입해 고려에서 번각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으나 불교서지학자인 박상국 문화재위원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 보협인경 간행본을 통해 11세기 초에 고려의 목판인쇄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고, 이는 결국 1011년에 시작된 초조대장경 조조라는 거대한 사업을 성취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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