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20여 명의 한국인들이 현지 무장세력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치안 사각지대`에서의 선교·봉사활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프간, 필리핀, 아프리카 등 분쟁.위험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해외 선교사가 테러나 납치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특히 2000년대 들어 더 자주 표적이 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테러·납치 표적되는 한국 선교사 = 불과 3개월 전인 4월31일에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 인근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이모(42) 목사가 괴한들의 총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목사는 나이로비 인근 키베라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6인조 무장강도에 의해 변을 당했다.

또 2004년 4월에는 변경자씨 등 한국인 목사 7명이 선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라크에 들어갔다 무장세력에 납치되는 일이 벌어졌다.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살해된 것도 같은 해 6월의 일이다.

특히 한국 선교사들은 선교활동에 매우 열정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변씨 일행 중 2명은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7월에도 무단으로 이라크에 들어갔다 우리정부에 의해 강제 귀국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작년 8월에는 이번 납치사건이 벌어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대규모 `평화축제`를 개최하려던 한국인 기독교 신자 1200여 명이 이슬람 성직자들의 반발과 신변 안전 문제로 출국 명령까지 당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교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교 활동, 특히 단기 선교 활동에 대한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개신교 목사도 "그 나라에서 살면서 기독교를 전파하겠다는 그런 헌신된 자세가 아니라 한 번 둘러보고 오겠다는 식으로 단기 선교활동을 가는 것은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얼마나 파견돼 있나 =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560개 단체에서 파송된 1만6천616명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세계 17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영국보다 2배 많은 숫자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파송지역 중 중국을 비롯해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은 종교활동이 금지되거나종교와 관련한 분쟁이 잦은 곳이어서 현지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현지 사정을 모르는 단기 선교활동의 경우 위험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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