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 해부학)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한 풀 꺾이기 시작하면 오줌길에 생긴 돌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이 돌이 생기는 중요한 이유는 소변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 땀으로 배출된 수분이 많아지면 체액을 보존하기 위해 콩팥에서는 소변으로 나갈 수분을 최대한 재흡수하게 되므로 결국 소변은 농축된다. 이렇게 되면 소변 속에 존재하는 무기물이 결정체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작은 결정이 만들어지고 이 결정이 비뇨관을 따라 즉시 빠져나가지 않으면 결정체에 침착물이 점점 더 엉겨 붙게 되어 결국은 요관이나 요도를 막을 정도로 커져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것이다.

결정체를 만들지 못하도록 소변을 희석하고 적당한 시간마다 배출하도록 하는 방법은 물을 자주 충분히 마시는 일 밖에 없다. 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어떤 이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열대야의 불쾌지수를 호프집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맥주를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면 일시적으로 소변량을 많게 할 수 있지만 알콜의 이뇨작용 때문에 역효과를 보기 일쑤다. 즉, 음주를 통해서 얻은 수분보다 더 많은 수분을 소변으로 내보낸 뒤에 초래되는 탈수 상태에서 소변은 더 농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막에 사는 동물은 적은 수분의 섭취로도 세포내 수분과 체액량을 유지하도록 잘 적응되어 있다. 땀이나 소변 또는 대변으로 잃을 수 있는 수분을 최소화 한다.

특히 오줌으로 나가는 수분을 최소화 하도록 진화됐다. 사막쥐 같은 동물은 세포내 수분과 체액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람 보다 열배쯤 고농축의 오줌을 배출한다. 그렇더라도 비뇨계통에 돌이 생기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잘 적응 돼있다.

개인이나 인종 간에 차이가 있지만 사람은 다른 동물에 비해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린다. 사우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계절을 막론하고 땀을 내는 것 자체를 큰 보람으로 느끼는 것 같다.

땀이나 소변은 혈액을 여과하여 생산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소변은 콩팥의 긴 세뇨관을 통해서 수분과 전해질을 재흡수 할 수 있지만 땀샘에는 재흡수 장치가 없다.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렸을 때는 꼭 물과 함께 칼륨(K+)이나 나트륨(Na+) 같은 중요한 전해질을 보충해 줘야 한다.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될 때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라톤 코스 중간 중간에 놓인 급수대에는 물과 함께 소금이나 바나나 같은 것들이 있다. 소금은 나트륨의 보급을 위한 것이고 바나나는 당분과 칼륨 보급품이다(바나나에만 칼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간편성 때문에 바나나를 선호하는 듯 하다).

물과 소금만 보충하고 칼륨을 등한시 했을 때 마라토너는 갑자기 쓰러져서 손이나 발이 저려오고 뒤틀리는 저칼륨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전해질 불균형은 심장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빈뇨 증상이나, 소변량이 너무 많은 요붕증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정상 범주의 사람이라면 세끼 식사를 거르지 말고 그 사이사이에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해주면서 소변량이 너무 적지는 않은지 관심을 가지고 수분 섭취를 조금이라도 늘인다면 돌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소변의 색깔이 너무 진하지 않은지, 매일 4-5회 이상, 모두 1.5 L 이상은 되겠는지, 소변을 (눈으로) 보면서 그들의 안녕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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