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황재훈 충북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지방자치의 실현으로 각 도시는 나름대로 새로운 실험과 모색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제도에 따른 행정과 재정의 변화와 함께 물리적으로도 도시의 본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도시는 중앙집권적 구조속에서 물리적으로나 비물리적으로 너무나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인 모습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어느 지방도시를 가든지 비슷한 도시공간구조와 건축물의 형태 그리고 가로환경속에서 같은 규제와 관리로 운영되어 왔다.

이는 미국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조명, 일본 구마모토의 다양한 예술, 스페인 빌바오의 상징적 건축물,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역사시설의 재활용 등 도시의 특성과 이미지를 가지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이였다.

도시이미지의 구축은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의 잠재성을 의미한다.

우선 이미지를 통해 지역주요 산업은 물론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쾌적한 삶의 터전조성과 함께 주민의 소속감을 통한 정체성까지 확립할 수 있어 현대 도시를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시의 경쟁력차원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고 이는 도시로 인구유입은 물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도시이미지를 공간과 시설로 조성해가는 것을 도시경관이라고 명명하고 있고 지역의 과거의 모습을 바탕으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구성원의 통합적 정주환경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다른 지역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보통 도시의 경관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보여지는 인상을 구축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또한 구성원의 입장에서도 지금까지의 사회문화적 궤적을 바탕으로 보여지는 환경이 일치가 될 때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학문적으로도 경관적 특성이 분명한 곳 일수록 지역민의 애향심과 참여도가 높은 것을 알수 있고 지역의 사회적 동의가 용이한 것을 볼 때 구성원을 긴밀하게 엮는 역할을 경관이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특징적 경관을 통한 도시가꾸기는 몇 가지 원칙을 가지게 된다. 첫째, 거시적이고 미래의 도시모습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계획으로 가능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의식전환을 통한 공감대의 형성이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한다. 이는 도시가꾸기의 기본이 주민이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의 공통된 경관요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공디자인의 도입이 필요하며 교량이나 육교와 같은 공공기반시설물에서부터 신호등, 가로등, 옥외광고물에 이르기까지 통합적 기초디자인을 구축하여 도시의 여러 구조물을 가능한 아우를 수 있는 역할을 담당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도시나 지역별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각적 특성화와 장소성의 부여가 필요하다. 이는 자치단체의 지원하에서 지역별로 자생적 가치를 도출하여 다른 도시나 지역과의 차별성은 물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전문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의 개발활동은 재산권에 기초를 하기 때문에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적절한 안내와 조정은 물론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이는 계획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역할 분담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의 정주환경은 건설되는 시간보다도 변하고 관리되어야 할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도적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게 된다.

/ 황재훈 충북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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