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이상건 배재대학교 관광문화대학 외식경영학과장

며칠전 ○시에서 수행되고 있는 테마도시에 대한 자문회의에 참석한 일이 있다. 자문회의 초반부터 테마도시의 개념을 갖고 교수들의 의견이 분분하였다. 두 시간동안 이루어진 자문회의가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필자는 고향인 청주의 테마성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지자체가 이루어지면서 관광레저도시 혹은 문화도시라는 용어는 이미 우리들에게 친근한 용어가 되어왔다. 그렇지만 테마도시라는 말은 개념정립에서부터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사실 21세기는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단순한 주거의 의미를 넘어서 경제, 환경 그리고 문화의 복합체로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즉, 도시자체가 장소마케팅의 핵심으로 작용하여 도시만이 갖는 테마성 및 관광매력물이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방문객들에게 소구되어 도시 방문객을 만족시키고 재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남원시는 춘향전을 토대로 'Theme City of Love'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광주는 문화도시로서 발돋움하기 위해 갖가지 문화행사를 유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테마란 흔히 음악과 미술 같은 예술에서 혹은 문학 등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테마도시의 테마도 그 도시만이 지닌 상징성, 독특성, 역사성 혹은 고유성 등이 함축된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도시는 한 가지의 테마보다는 여러 가지의 테마가 존재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청주의 테마를 고려해 볼 때, '직지', '교육의 도시', '양반의 도시' 등이 쉽게 머리에 떠오른다. 아마 그 외에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테마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테마를 내세운 백화점식 테마도시는 방문객들에게 혼돈만 일으켜 타 도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인상을 줄 수가 있다.

경쟁력 있는 테마도시란 모든 사람들에게 그 도시 이름만 들어도 바로 머리에 떠올릴 수 있는 테마를 가진 도시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로마하면 로마시대의 유적을 생각할 것이고, 미국 라스베가스하면 누구나 카지노를 연상할 것이며,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테마의 속성 모두를 지닌 테마가 있으면 금상첨화이지만, 이처럼 역사성이건 독특성이건 테마의 속성 중 어느 한 가지만 갖고도 충분히 성공적인 테마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청주의 테마는 직지 및 교육뿐만 아니라 그 외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청주가 경쟁력있는 테마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첫째, 청주의 고유하면서 독특한 테마를 한 가지 설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타 도시와 중복되는 테마가 되어서는 안 되고, 혹은 여러 가지 테마로 인해 방문객들이 혼동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둘째, 선정된 테마는 명확해야만 하고 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는 안 된다. 즉,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누구나 쉽게 선정된 테마를 이해하고 청주를 방문할 때 기대하는 바가 거의 유사해야 할 것이다. 셋째, 테마의 개발가능성 및 시장성을 파악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테마라 하더라고 청주시의 자본과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라면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러므로 체계적인 타당성분석 및 시장성 파악을 통해 현실적인 테마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넷째, 선정된 테마는 지속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쟁력있는 테마를 지속유지 관리하는데 청주시민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청주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도 널리 알려져, 많은 내?외방문객들이 청주를 방문하고 또 다시 방문할 수 있는 테마도시로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 이상건 배재대학교 관광문화대학 외식경영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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