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인사 등 신중히 검토..신청자 중 적임자 없어 '고심'

한나라당 4·9총선 공천심사위원회가 17일부터 비례대표 후보 공천심사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상징성'을 지닌 비례대표 1번에 누가 배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법에 따라 1번을 시작으로 홀수 순번은 여성에게 주도록 돼 있는데, 17대 총선에선 한국외대 경제학과교수였던 김애실 의원이 1번을 받았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공심위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않다. 전체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인 27번까지 당선권에 들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무려 597명의 신청자가 몰렸지만 막상 1번에 맞는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나라당은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서 소외 계층을 최대한 배려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나라당과 거리감이 있었던 노동계 인사, 농어민, 장애인 등이나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 등을 상위 순번에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것.

여권 핵심 관계자는 16일 "더 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소외계층 출신을 당을 상징하는 비례대표 1번에 임명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이 '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 '고소영 s라인(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및 서울시청 라인)' 등의 비판을 받으면서 집권 초기 여권의 이미지가큰 타격을 받았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뜻도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들 역시 대부분 기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힘든 교수, 사업가 등이 대부분이어서 공심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때문에 당초 1번에 거론됐던 이경숙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나 대선 기간 공동 선대위원장을 지낸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 등은 다소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신청자 중 이경혜 부산점자도서관장과 이애주 대한간호협회 부회장 등도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비공개 신청자 60명 가운데 1번을 받을 여성 인사가 숨어있을 것이란 설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1번을 포함한 상위 순번을 대거 전략 공천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번의 경우 호남 출신으로 농민이나 노동계에서 어느 정도 대표성을 갖는 여성 인사가 발탁될 수도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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