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정덕기 충남 역사문화연구원 원장

삼천궁녀로 유명한 백제 31대 의자왕은 우리에게 있어 백제는 어떤 나라이고,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가.

의자왕이 사치와 방탕에 빠져 실정을 하고 그로인해 백제가 멸망했으며 삼천궁녀가 그 사치와 방탕이 대표적 증거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효성과 우애가 깊어 해동증자(海東曾子)라는 별명을 지녔으며 신라의 성 47개를 함락시키고 신라를 명망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음. 이로 인해 신라는 백제를 크게 두려워하게 됐고 당시 동맹국이었던 고구려도 긴장하게 됨'이란 의자왕에 대한 역사기록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삼천궁녀가 실제했는가에 대한 질문은 차치하더라도 우리 머리 속에 '대백제가'가 초라하게 잊혀진 역사로 존해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 과거 백제는 중국의 산둥반도, 요서지역까지 진출했고 일본의 고대 아스카(飛鳥)문화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인도&amp;amp;amp;amp;middot;동남아시아까지 교류했던 해상왕국으로써 그 강성함과 위대함으로 인해 '대백제'로 불렸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 제명기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으며 1971년 무령왕릉의 발굴 그리고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견 등을 통해 찬란했던 '대백제'의 역사&amp;amp;amp;amp;middot;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대백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아니 알기 위한 시도조차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백제'를 바르게 아는 것은 왜 중요한 것일까. 중국은 오래 전부터 서남공정, 서북공정 그리고 동북공정 등의 역사왜곡과정을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치상황을 그들에 유리하게 만들어 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계획에는 과거의 역사가 현재와 바로 직결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동북공정에 그렇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며 독도의 영유권 문제가 불거지면 우리는 그 역사성에서 당위성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고대 삼국의 중심에 섰던 '대백제'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올바르게 '대백제'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영국의 정치&amp;amp;amp;amp;middot;역사 학자인 Edward Hallet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대백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대화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며 우리는 그 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역사와의 대화시간 일 것이다.

충남도는 올해 제53회 백제문화제(10월 11일~15일, 공주&amp;amp;amp;amp;middot;부여)를 준비해 역사와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 공주와 부여에서 격년제로 나눠 치르던 과거의 백제문화제가 역사와의 진솔한 대화시간 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올해부터는 공주&amp;amp;amp;amp;middot;부여 통합개최하게 됐고 나아가 2008년, 2009년에는 백제문화제를 더욱 확장&amp;amp;amp;amp;middot;발전시켜 2010년에 '대백제전'이라는 세계적 규모로 역사와의 대화 시간을 계획하고 있다.

즉 세계가 역사와 그리고 '대백제'와 대화를 하게 될 시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와 그리고 '대백제'와 진솔한 대화를 하고 싶다면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싶다면 백제문화제&amp;amp;amp;amp;middot;대백제전에 참여해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것을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덕기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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