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의 한국 종교사 바로보기 = 최준식 지음.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가 지은 책으로 '유불선(儒佛仙)의 틀을 깨라'는 부제가붙었다.

저자는 "한국의 종교 전통은 유불선에 있다는 것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나 한국종교사에서 도교(선도)는 교단, 조직, 사원이 존재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가 도교를 한국의 종교전통으로 포함시켜온 것은 중국적 세계관을 아무런 생각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런 시각에서 저자는 '유불선'의 '선'을 '무(巫)'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신으로 치부돼온 무교(巫敎)야말로 한국 전통의 종교이며, 이는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주요 종교로 올려놓은 신도(神道)와 비교할 때 종교적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불교와 기독교의 유입이라든지 유교의 국교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한국의 종교사가 변천해온 과정, 통일신라를 전후한 불교의 융성과 한말 동학을 위시한 신종교의 태동 등 외래 종교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킨 사례 등을 고찰한 글이 실렸다.

한울아카데미. 288쪽. 1만8천원.

▲법구경 인연담 = 정태혁 편역.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를 역임한 저자가 부처의 금언집인 '법구경'을 일반인이 읽기 쉽게 번역해 엮었다. '진리의 말씀'으로 불리는 '법구경'의 게송(偈頌)과 거기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으며, 책 뒷부분에 팔리어판본과 한역본을 함께 실었다.

정신세계사. 448쪽. 1만2천800원.

▲행복한 빈손 = 일면스님 지음. 봉선사 주지, 조계종 교육원장 등을 거쳐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산문집.

저자는 "평생 참선만 했던 은사 명허스님은 내게 '참선해서 불교를 일으켜보라'고 권했지만 나는 스님들이 공부하는데 필요한 행정을 뒷받침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아서 나는 도반(道伴.함께 도를 닦는 벗)들에게 '너희는 주불(主佛)해라 나는 후불탱화(後佛幀畵)하련다'라고 말해왔다"고 밝힌다.

이처럼 뒤에서 남을 보살피는 일에 힘을 쏟아온 저자가 가만히 앉아서 깨치는 도(道)가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깨달음을 얻으려 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실렸다.

아름다운인연. 32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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